요즘 복고(復古)가 유행이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으면 1990년대 가수 터보의 음악을 듣게 된다. ‘무한도전-토토가’의 영향이다. 극장에서 부모 세대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상영되고 있다. 대중문화는 과거에서 아이템을 찾고 있다. 이를 불황 속의 ‘추억 마케팅’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문화란 유행에 따라 언제든지 바뀌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교육조차 과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세대가 바뀌어도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가 않다. 매년 6〜7만 명이고 누적 40만 명에 달한다. 가정이나 학교의 문제도 있겠지만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중 74%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학업 중단 이후의 진로에 대해 ‘대안학교에 다니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는 이가 76.2%에 달했다.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 아들을 보낸 어머니 정옥길 씨는 “(현 학교 교육은) 80년대식으로 시험을 치르고 있다”라며 “21세기 IT나 두뇌발달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것은 정 씨와 같은 학부모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개교할 때, 신입생이 27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1년 만에 지원자가 2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선진국은 공교육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공립 대안학교인 차터 스쿨은 6,400여 곳에 있으며 275만 명이 다니고 있다. 덴마크도 전체 학생의 15%가 대안학교에 다닌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 구글은 미국의 작은 대안학교 출신 25명을 채용했다고 하니, 주목할 만 한 일이다.

학교 밖에서 꿈을 찾은 사람들의 성공담은 매스컴에서도 화제다. 음악이 좋아서 초등학교부터 홈스쿨을 했다는 곽진언 씨는 지난해 슈퍼스타K6 우승자가 됐다. K-POP2에서 우승을 차지한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군과 이수현 양도 홈스쿨 출신이다. 이들의 음악적 재능이 공교육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최근 흉기 강도를 현행범으로 붙잡은 우정수 순경(울산 남부경찰서 삼산지구대 소속)은 19살이다. 전국 최연소로 경찰시험에 합격한 우 순경은 중학교 때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학력을 취득했다. 그는 "공부를 빨리 마치고 일찍 꿈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뒀다"라고 말했다.

2일 서울학습관에서 열린 벤자민학교 2기 합격 축하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살았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 “각본대로 살고 싶지 않다. 내가 만든 스토리로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꿈의 1년(Dream Year)’을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각계각층의 전문 멘토단이 함께한다고 하니, 새로운 교육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문화란 영화 <백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처럼 과거로 회귀할 수가 있다. 그러나 교육은 백년지계(百年之計)이기에,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