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외국인이 삼성TV를 사고 “일본이 제품 하나는 잘 만든다”라고 말했다.

# 미국 중학교 교과서에 ‘한국은 전통문화가 없으며 만약에 있다면 그것은 일본문화와 중국문화의 아류일 뿐이다’라고 써 있다.
 
2가지 사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전자는 국가브랜드가 기업 브랜드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2009년 1월에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만들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브랜드는 27위를 기록하고 있다. GDP(국내총생산)는 세계 13위권라는 것을 생각할 때 한참 낮은 수치다. 하지만 후자는 더 심각하다.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에 발표한 국가브랜드 지수결과에서 전통문화 부문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4위), 현대문화(9위), 유명인(10위)에 비해 전통문화 부문은 35위에 그쳤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정신문화와 문화유산에서 국가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클릭) 주요 후보로 홍익인간, 선비정신, 아리랑, 한글 등이 제시됐다. 이 중에서 홍익인간은 반만년의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 하버드 박사인 이만열 경희대 교수(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한국이 세계에 내놓을 것은 현대자동차, 삼성텔레비전이 아니라 홍익인간 정신과 같은 전통문화에 대한 재발견”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선진국으로서 자신의 정체성, 즉 한국의 전통문화를 국제사회에 드러내 보이는 과제에 왜 소극적이냐?” 라는 질문은 곱씹을만하다.
 
외국의 사례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영국이 대표적이다. 1997년에 집권한 토니 블레어가 '새로운 노동당, 새로운 영국'로 내걸었던 구호로서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가 있다. 브리타니아는 고대 로마 시대에 영국 땅을 이르던 말이다. 영국은 문화와 지식산업에서 사회 변화를 주도해갔다. 
 
일본은 2005년에 ‘신일본 양식(Japanesque Modern)’을 국가브랜드로 내세웠다가, 2007년에는 ‘쿨 재팬(Cool Japan)’로 바꿨다. 영국의 국가브랜드 양식에 따라 ‘쿨(Cool)’을 가져온 것이다. 2009년 3월 소프트파워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의 국가브랜드는 문화산업 창조나 상품을 만드는 경제적 발상이라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임재해 안동대 교수는 ‘한국민속의 국가브랜드화 방향과 과제’에서 “문화가 제품이나 상품이 아니라 인간이자 삶이며 역사로 가야 한다. 국가브랜드로 경제적 수익을 얻는 것보다 국제사회에 신뢰감을 얻는 것이 더 소중하다. 그러한 브랜드 철학은 이미 고대부터 마련된 ‘홍익인간 사상’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백범 김구 선생의 저서 『백범일지』에도 나온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서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삼성TV이나 현대자동차가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것은 외국인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반만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외국인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국가브랜드로서 ‘홍익인간’을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