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이 '나'라고 여기고 살아간다. 몸이 힘든 것보다 편안한 것을 좋아하고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 애쓴다. 육체적인 욕망을 충족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다 보니 왜곡된 욕망은 간혹 우리를 '중독'에 빠트리기도 하고 '이기심'에 빠져 나만 보게 한다.

 '몸'은 나와 남이 분명하다. 내 몸과 당신의 몸은 다르기 때문이다. 나와 당신이 만나면 두 사람의 만남이지 하나의 만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중심이 된 이 시대는 철저히 '개인'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 내 몸의 욕망이 최우선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내 육신의 안위를 위해 돈을 벌고 나의 안녕을 위해 더 좋은 명예를 갖고자, 그래서 다른 이의 욕망보다 나의 욕망이 우선되기를 바라며 더 많은 권력을 갖고자 한다. '민주주의' 혹은 '자본주의'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법과 제도로 나와 함께 사는 다른 이들의 욕망에도 배려를 하고 관심을 갖게 할 뿐이다.

 '몸'이 중심이 된 오늘날 우리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다. 나 한 사람의 욕망을 채우기도 힘들다 보니 아무리 법과 제도가 있다 한들, 주변의 욕망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다. 나의 욕망 충족이 최우선 과제이다 보니, 그 앞에는 부모 자식도, 형제도 없다.

 인간성 상실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되어온 말이다. 단, 그것을 느낄만한 사건이 요즘은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나 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무뎌져가고 있을 뿐이다.
 

▲ 11월 20일자 조간신문 하단에 실린 광고

 11월 20일 조간신문에 다음과 같은 광고 하나가 실렸다. 광고 문구는 아래와 같다.

 '한국식 명상 힐링(치유) 뇌교육
 Take Back Your Brain!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뇌를 되찾으세요!
 우리의 뇌는 항상 여러 가지 환경과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뇌에 좋은 환경과 정보, 또는 뇌에 나쁜 환경과 정보들이 존재합니다.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정보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좋은 정보, 긍정적인 정보를 선택하면 좋은 뇌, '파워브레인'이 되고, 나쁜 정보, 부정적인 정보를 선택하면 나쁜 뇌, '다크브레인'이 됩니다.
 그 사람의 가치는 뇌에 있는 정보의 질과 양에 따라 결정됩니다. 뇌에 있는 정보는 뇌 호르몬에 의해 조절될 수 있습니다.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뇌를 어떻게 활용하겠습니까? 당신의 뇌로 어떻게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창조하겠습니까?  그 답은 바로 'Take Back Your Brain' 입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자신의 뇌를 되찾으면 됩니다. 지금 뇌교육을 만나세요, 당신의 뇌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화면 한쪽에는 뇌의 그림 위에 절반에는 '불안 이기심 두려움 질병'을 써놓고 어둡게 해서 '다크브레인(dark brain)'이라고 하고 다른 절반에는 '건강 희망 행복 양심'을 써놓고 밝게 '파워브레인(power brain)'이라고 하고 있다. 화면 맨 아랫줄에는 뇌교육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이 광고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단순하게 보자면 이렇다. '아, 21세기가 뇌의 시대라고 하더니 뇌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구나. 좋은 정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게 뇌에 중요하구나' 차원이다.

 하지만 앞서 '몸'이 중심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 광고,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우선 뇌를 '되찾으라'는 말은 몸도 뇌도 아닌 '주체'가 있다는 말이다. 뇌를 활용하는 주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몸'을 최우선 가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살아온 우리에게 '뇌'를 '되찾으라'는 말은 현재 우리는 몸이 중심이 된 삶을 사느라 '뇌를 잃어버렸다'는 말이기도 하다.

 광고가 말하는 것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가치는 '몸'으로 대표되는 물질과 그 모양새가 아니라 '뇌'가 갖고 있는 정보의 질과 그 정보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즉, 사람의 가치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이 기준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뇌'를 활용하여 스스로 건강과 행복, 평화를 창조할 수 있다. 건강, 행복, 평화는 뇌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몸' 중심으로 사느라 잊고 있던 '뇌'를 삶의 중심에 놓고 살아간다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역시 스스로 분비시키고 만들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를 위해서는 한국식 명상법으로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힐링법, '뇌교육'을 하면 된다. 명상으로 하는 뇌교육은 '파워브레인'이 되게 해서 오늘날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나쁜 정보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정보, 긍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뇌교육은 단순히 무엇인가를 배우는 '교육'의 개념을 넘어선다. 뇌교육은 몸을 중심으로 나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남과 경쟁하고 남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남과의 대립도 서슴치 않고 살아온 오늘날의 물질문명에 마지막을 고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정보를 공유한다. 같은 뉴스, 같은 교육을 받고 살아가며 약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몸'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 역시 유사하다. 사회는 전반적으로 날카롭고 불안한 기운 속에 돌아가며 이는 고스란히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몸의 차원을 넘어서면 나와 당신은 둘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것을 당신도 느끼고 있으며 당신의 기분 상태, 에너지 상태가 나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때가 되었다. 아니, 인간이 이 지구에서 계속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새로운 시대를 맞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지만, 걱정해야 하는 것은 지구의 미래가 아니라 인간의 미래이다. 지구는 지난 45억 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고장 20만 년, 오늘날과 같은 생활을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 약 250여 년에 불과하다. 환경 오염,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틀린 말이다. 정확히 하자면 지구가 아니라 인류가 멸종한다는 말일 것이다.

 문제는 '몸'을 중심으로 살아가서는 인류 멸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뇌'를 중심으로 나와 당신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운명공동체임을 알 때 '인류 멸종'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판 밖에서 보다] 다음 이야기는 이번 기획의 마지막 이야기를 풀어본다. 지난 열 가지 이야기를 통해 판 '안'이 아닌 판 '밖'에서 오늘날 현실의 답을 찾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돌아보며, 어제를 살았고 오늘을 살고 있으며 내일을 살아가게 될 나와 당신, 우리의 내일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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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ㅣ '지구 멸망'이 아닌 '인류 멸종', 새로운 시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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