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를 개봉한 이듬해 1985년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질문명이 정점까지 왔다. 인간사회가 바란 것은 기아나 병, 빈곤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간사회는 그것(기아, 병, 빈곤 퇴치)을 위해 강을 더럽히고 땅을 파며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고 있다…다른 철학을 갖지 않는 한, 같은 실수는 무제한으로 반복될 것이다…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수가 늘어나 많은 것을 소비하고 환경을 악화시키는, 낳아준 엄마(지구, 환경)를 마치 암세포처럼 갉아 먹고 있다는 것이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는 거대한 물질문명이 붕괴하고 천 년이 지나서도 회복되지 않은 황폐한 지구에서 제2의 종말 위기를 맞은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우시카>에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 역시 이 지구라는 큰 자연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좌),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포스터(우) [제공=지브리 스튜디오]


 우리의 몸은 33조(兆)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포들은 인간이라는 하나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우선으로 각자에게 맞는 33조 가지의 세포 활동을 한다. 33조의 세포는 '생명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 서로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포 중에서 '생명 유지'가 아니라 세포 그 자체만이 우선되어 움직이는 세포들이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 그 원인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균일 수도 있고, 생활하면서 받게 되는 과도한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세포들이 많아지면 몸의 균형이 깨어진다. 즉, 생명 유지라는 우선 목표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암세포다. 미야자키 감독은 환경의 중요성을 까맣게 잊고 자신의 욕망에만 빠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암세포'라고 이름 붙였다.
 

 세포의 균형을 잃은 사람들은 암에 걸린다. 균형을 잃어버린 종교는 전쟁의 씨앗이 되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다. 균형을 잃어버린 사상은 땅에 그은 금 하나로 가족들을 생이별시켜버린다. 균형을 잃어버린 국가는 남의 나라 선조를 자신의 할아버지라 하고 남의 나라 땅을 제 땅이라 한다.

 균형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정상상태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저울이 0점에 있어야 균형이 맞은 것인데, 오늘날 우리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0점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렇다 보니 평화도 요원한 이야기가 되어만 간다. 내 안의 평화는 물론이오, 이 세상 역시 평화롭다고 말하기에는 그 갈등과 분열이 심각하다.

 균형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는 해답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물질문명에 종말을 고하고 내일 아침부터 새로운 세상을 열자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균형을 잃어버린 나라 없이 무정부주의자로, 균형을 잃어버린 몸 없이 살아가는 것은 더더구나 말이 안 된다. 문제는 지금 나의 상태,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답은 판 밖에 있다.


  힐링 다큐 <체인지(Change)>의 제작자이자 총감독, 동양인 최초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오른 <힐링 소사이어티(Healing Society)>의 저자이기도 한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이 균형을 잃어버린 것들에 내린 답은 다음과 같다.

 "숨을 들이마시고 5분간만 내쉬지 말고 멈춰봐라. 그 상태에서 숨을 내쉬지 않는다면 우리 생명은 지속될 수 없다. 살고자 한다면 숨을 내쉬어야 한다. 평화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의 조화, 균형 속에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생명의 질서다. 들이쉬었으면 내쉴 줄도 아는 것, 이것이 깨달음이고 이것이 평화다.
 지금까지 인류는 욕망의 들숨만을 들이켜왔다. 이제 지구와 우리 모두의 평화를 위해 날숨을 내쉬어야 할 때이다. 숨쉬기가 그러하듯, 이 세상에서 평화만큼 쉬운 것도, 평화만큼 간절한 것도 없다. 당신이 평화로워야 지구도 평화로울 수 있다. 지구가 평화로워야 당신도 평화로울 수 있다."

 <숨쉬는 평화학(이하 평화학)>(이승헌 저, 한문화 펴냄)은 균형을 잃어버린 오늘날의 우리, 오늘날의 세상에 대해 이렇게나 명료하고도 확실한 답을 내놓았다. '평화는 호흡이다'라고 말이다.

 <평화학>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명활동 중 하나인 '호흡'을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평화'라는 것은 너무나 거대한 담론이라 국가나 종교 정도의 단위에서 논해야지, 개인이 논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 아닌 국가나 종교 지도자가 말하는 '평화', 이론적으로 상상하고 마는 '평화'가 아니다. <평화학>은 "지금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평화로워지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가 평화의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평화를 체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체험법이 바로 '호흡'인 것이다.

 인류는 20만 년의 역사를 살아왔지만, 오늘날과 유사한 삶의 형태를 보인 것은 불과 300년이 채 되지 않은 일이다. 이 짧은 시간동안 인류가 이룩한 것은 놀랍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정보화혁명까지 인류는 쉽 없이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정보, 새로운 물질을 습득하기 바빴다. 물질은 한정되어 있는데 '균형점'을 잃어버린 인간의 욕망은 무한히 물질을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한다. 그렇게 인류는 계속해서 호흡을 들이마시기만 했다. 균형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채 내쉬지 않고 계속 들이쉬기만 하니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판 밖에서 보다] 다음 이야기는 균형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는 것, 저울의 0점에 자리하는 것은 어떤 원리와 어떤 방법에 의해 이뤄지는 지에 대해 말한다. 이는 <평화학>의 3대 원리이자, <평화학>이 말하는 4가지 방법, 그리고 하나의 비전으로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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