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갤러리 서울이 3월 20일부터 여는 전시 《A Compendium》은 구상과 추상의 표현적 결합을 통해 삶의 본질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국의 저명한 현대 미술가, 데이비드 킴 휘태커(David Kim Whittaker)의 개인전이다.영국 서남부 콘월 주 레드루스(Redruth, Cornwall)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킴 휘태커는 인간의 머리와 그의 형이상학적 본질에 대한 독특한 표현과 해석으로 예술계에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휘태커의 작품은 대체로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 형상은 구상적인 묘사와 추상적인 표현으로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여류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Beauvoir, 1908-1986)가 출간하여 대성공을 거둔 《초대받은 여자 L'Invitée》는 작가의 첫 장편 소설로 갑자기 등장한 젊은 여자로 인해 평생 동지이며 연인이던 관계가 미묘하게 파괴되어 가며 겪는 실존의 문제를 다룬다. 이 소설 《초대받은 여자》(강초롱 옮김, 2024)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이 작품은 실험적인 계약 결혼, 작가 자신과 장 폴 사르트르, 제자 올가 코사키에비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삼각관계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가 최근 펴낸 《악은 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자학에서 본 선악의 실체성》(김철호 저)는 인류의 가장 보편적 가치 개념인 선과 악을 주자학 관점에서 고찰한다.성리학의 도덕론과 선악론을 연구해온 저자 김철호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인간은 본래 선한가, 악은 왜 선보다 강한가, 악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와 같은 실존적 질문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선악 문제에 주자학이 제시할 수 있는 해법과 유효성에 대한 논증을 펼친다. 중국 남송(송나라 후기)의 유학자 주희(朱熹, 1130~1200)를 중심으로 유학에서의 선
(1편에 이어) 한국 연예인의 한복 차림, 갓‧봉잠 등 장신구 착용에 댓글 테러를 일삼는 중국 누리꾼의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들은 한복이 명나라 ‘한푸’에서 기원이라며 끊임없이 논쟁을 벌이는데 정작 명나라에서는 조선의 드레스 패션 〈마미군〉이 유행했다. '한궁춘효도' 속 한나라 여성의 의상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마미군이 한복의 고유한 특징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전통 복식양식과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고대 한나라부터 당, 송, 명, 청을 거쳐오면서 여성 의복의 선은 대부분 에이치(H)라인이었다. 하늘하늘하게 몸을 감싸거나 몽골 의복처럼 어깨에서 아래로 무겁게 떨어지는 에이치 라인이 주류를 이루었다. 또한, 일본의 여성 의복 또한 하의를 풍성하게 부풀리는 패션은 유행하지 않았고 비슷한 시기 베트남 등 동남아의 여성 패션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한복은 여러 변화를 거치면서 상의는 작고 가벼우면서 꽉 조이도록 입고, 하의는 풍성하게 부풀려 달항아리와 같은 볼륨감과 곡선미를 최대한 살린 상박하후(上薄下厚) 패션이 거듭 도래했다. 조선시대 한복 형태의 변천(출처 '조선시대 여인의 멋과 차림새' 단국대학교 출판부). 동북아역사재단이 지난해 음식문화에 이어 올해 한복과 관련한 한중 문화충돌을 주제로 7월 22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공동으로 ‘한국의 옷과 멋’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명나라의 조선 드레스 열풍과 조선 전기 여성 한복’을 주제로 마미군 연구를 발표한 구도영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발표 중 “서구에서는 르네상스를 지나 15세기 이후 치마폭이 넓은 드레스가 주를 이루었다. 특히, 19세기 유럽에서는 한껏 부풀린 드레스를 입기 위해 말총으로 만든 페티코트인 ‘크리놀린(Crinoline)이 등장했다”며 “동아시아의 말총 페티코트는 조선에서 탄생했다. 아시아에서 유행한 패션이 400년 후인 19세기 서양에서 대유행을 한 셈”이라고 했다. 만약, 중국 누리꾼이 주장하는 기원론 내지 원조론을 적용하면, 조선의 마미군이 서양의 말총 페티코드, 크리놀린의 기원인가? 19세기 구미 여성의 의상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소장).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구도영 연구위원은 강력하게 “이는 동서양과 시대를 관통한 동서양 복식의 문화사적 보편성일 뿐”이라고 정의했다. 즉, 문화가 한 지역에서 발생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간다는 전제하에서 제시한 ‘문화전파론’ 이론의 커다란 구멍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 기획자인 구도영 연구위원은 문화전파론을 기반으로 중국 누리꾼이 주장하는 ‘중국 기원론’ 내지 ‘중국 원조론’의 모순과 맹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에 대해 문화원조를 자처하지만, 중국이야말로 사실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문화수용자였다. 미국을 상상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라며 “중국은 주변국의 문화를 흡수하면서 문화를 성장시킨 아시아의 제국이었기 때문에 문화원조를 강조하게 되면 사실 중국 문화라는 것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역설했다. 구 연구위원은 “예컨대 《시경》에서 ‘저’에 대한 기록이 등장했으니 한국 김치는 중국이 기원이라 주장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한국 김치의 원류는 기록이 더 이른 시기에 확인되는 메소포타미아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이 문화주권을 주장하는 성리학조차 중국 고유의 학문이 아니라 인도의 불교 문화 유입 때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유학’이라고 볼 수가 있겠다”라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도왔다. 설명을 덧붙이면 성리학의 발생은 다음과 같다. 진시황제에 의해 유학 서적들이 모두 불태워진 분서갱유焚書坑儒사건 이후 유학은 옛 유학 경전의 문장을 해석하고 이해하려는 훈고학이 주류를 차지했다. 성리학은 획일적인 훈고학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 당나라 말기 불교를 비롯한 도교 등에서 여러 형이상학적 요소를 차용해 발생한 신유학 성리학은 송나라 이후 주류를 이루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달 22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공동으로 '한국의 옷과 멋'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현재 중국 사회에 널리 확산한 문화 인식은 중화 문명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일방향으로 흘렀다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인식은 서구 제국주의와 사회진화론이 풍미했던 19세기 말 통용되던 문화이론 ‘문화전파론’을 근저에 두고 있다. 주류학계는 문화를 우열로 구분할 수 없다는 문화상대주의가 100년 가까이 논의되며 모든 문화는 섞이고 융합되었다는 연구가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물론 아시아 학계에서는 여전히 ‘문화전파론’에 기반한 시각이 적지 않다. 문화를 포함한 전파이론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인간사회도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이 적용된다며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진화이론과 더불어 강대국이 약소국을 식민지로 삼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된 이론이다. 중국은 아시아의 제국을 자처했지만 전파이론이 풍미하던 시기 서구 제국주의 동진東進에 따라 충돌한 아편전쟁으로 영국, 프랑스 등 서구열강에 수도를 빼앗기고 홍콩 할양을 포함한 불평등조약, 난징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갤러리 플레이리스트가 7월 8일(토)부터 8월 5일(토)까지 개최하는 3인 그룹전 《SHINE FOR ME : 눈이 부시게》에는 빛으로 각자의 세상을 그려내는 박세진, 은유영, 민완기 작가가 참여한다. 존재 자체의 고유성과 그 가치에 집중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깊은 사유와 개성 있는 해석, 다양한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빛을 담아낸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삶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차곡차곡 빛으로 담겨있는 박세진 작가. 작가에게 빛은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 삶 속에서 우리가 모두 느끼는 희망이고 꿈이다. 멀리 우주에서 보면
프로젝트 뉴 플래닛이 연극 〈Let’s Go To My Star 시즌 2〉를 6월 14일(수)부터 18일(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씨어터 쿰 무대에 올린다. 이 연극은 90년대생의 감각으로 동시대의 문제를 진단하는 ‘프로젝트 뉴 플래닛’의 유토피아 실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프로젝트 뉴 플래닛 최아련 대표는 "〈Let’s Go To My Star〉시리즈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포스트서사극’이다"며 "전통적 서사에서 벗어난 스토리텔링, 형이상학적 움직임, 노래와 춤, 대중문화, 인터넷 밈(mem
안지혜 작가가 개인전 《Out of 》를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그림손(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개최한다.안지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나의 조형언어는 선에서부터 시작한다. 선적 구조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간결한 건축 도면이나 명료하고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위한 다이어그램처럼 보이기도 한다.이러한 작업은 지방 소도시에서 서울로 오게 되면서 느낀 도시 경험에서 출발했다. 화면에서 주로 보여지는 사각형의 공간은 도시의 공간, 거대 건물의 이미지에서 비롯되었는데, 나에겐 파악되지 않는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는 공
공연창작집단 ‘프로젝트 뉴 플래닛’이 4월 20일부터 29일까지 신촌극장에서 공연하는 (작/연출 최아련 예술감독)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포스트서사극’, 레트로퓨처- 블랙코미디이다. 프로젝트 뉴 플래닛은 전통적 서사에서 벗어난 스토리텔링, 형이상학적 움직임, 노래와 춤, 인터넷 밈(meme)과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이 작품은 2021년 초연 발표와 2022년 프린지페스티벌 참가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재연으로 신촌극장 2023
플랫폼 경제에 관해 연구한 김철식 한국학대학원 교수는 논문 〈한국에서 플랫폼 협동조합의 가능성: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사례 연구〉에서 각종 지자체나 노동조합이 시도하는 공공 플랫폼이나 협동조합 플랫폼의 개발과 운영에 시사점을 제공한다.김철식 교수는 이 논문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파고 속에서 민주성과 연대성을 표방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이 어떤 노력을 실천하고 있는지 주목했다.최근 공정한 임금 및 이익의 배분, 관계자 간 연대와 존중, 참여자의 자본 축적, 커뮤니티의 강화를 모토로 하는 플랫폼 협동조합(platform cooperative
서울 강남구 스텔라갤러리는 개관기념전으로 4월 20일 (목)까지 김종구 작가 초대전 《fe-공중산수》를 개최한다. 김종구 작가는 쇳가루를 가지고 드로잉, 설치, 페인팅 등의 다양한 매체를 다룬다. 그의 작업은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는 핵심적 물질인 쇠를 쇳가루로 변형시킴으로써, 쇠의 육중함과 공격성 대신 오히려 그로부터 오늘날 인간의 삶과 문명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유연함과 심오함을 불러일으킨다.2002년 작가는 뉴욕 P.S-1 International studio program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가장 원초적인 문명의 이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