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에서 4월 30일까지 전시되는 '이달의 고지도' 1792년 네델란드 제작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체험관에서 4월 30일까지 전시되는 '이달의 고지도' 1792년 네델란드 제작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18세기 서양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를 ‘동해’, ‘한국해’로, 울릉도와 독도를 한국령으로 표시해 당시 서양세계의 영토 인식을 반영한 고지도가 차례로 전시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이하 재단)은 3월 18일부터 독도체험관에서 재단이 수집‧소장한 고지도를 매달 공개한다고 밝혔다.

독도체험관 고지도 전시 ‘이달의 고지도’ 첫 번째 지도로는 네델란드 지도 출판사이자 서적상인 얀 바렌드 엘웨(Jan Barend Elwe, 1746~1816)가 1792년 제작한 ‘동아시아 지도’가 오는 4월 30일까지 전시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 필리핀 등이 포함된 해당 지도에서 한반도는 국명인 ‘조선왕국(R.DE CORÉE)’이라 기재하고, 수도로 오인한 ‘경기도(Kingkitao)’를 비롯해 팔도와 주요 읍치, 산지, 하천을 표현했다. 또한, 조선의 영토로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상세하게 표현했다.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1792)' 중 한반도지도. (붉은 줄) 동해 또는 한국해 표시 (파란원) 울릉도와 독도 표시.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1792)' 중 한반도지도. (붉은 줄) 동해 또는 한국해 표시 (파란원) 울릉도와 독도 표시.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지도에서 중요한 또 다른 요소로는 동해 수역을 ‘MER DE ORIENTALE OU MER DE CORÉE(동해 또는 한국해)’로 표기해 18세기 후반 서양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를 ‘일본해’가 아닌 ‘한국해’로 인지했다는 점이다.

동북아역사재단 도시환 독도실장(독도체험관장)은 “일본과 네델란드는 올해 수교 415년을 맞이한다. 에도시대에는 네델란드(화란)에서 전래된 지식을 연구하는 난학蘭學이 유행할 만큼 국제사회에서 매우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라고 설명하고 “그런 네델란드조차 18세기 후반 독도와 울릉도는 조선 영토이고, 한-일간 바다를 ‘한국해’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엘웨의 ‘동아시아 지도’가 주는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에서 울릉도는 ‘Fanlingtao’로, 독도는 ‘Tchiangehantao’로 표기 되었다.

도시환 독도실장은 “웰웨의 지도에 앞서 18세기 프랑스 지도학의 대가인 장 비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유럽인 최초로 한국만 그린 ‘조선왕국도’를 제작했다. 여기에 울릉도와 독도를 ‘판링타오(Fan-ling-tao)’, ‘찬찬타오(Tchian-chan-tao)’로 오기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당시 조선에서는 울릉도와 독도를 울릉도(鬱陵島)와 우산도(于山島)로 표기했다. 그런데 청나라 지도인 ‘황여전람도’에 울릉도를 간자로 ‘완(울)릉도(菀陵島)’로 표기하고, 독도를 칭하는 우산도는 ‘천산도(千山島)’로 표기했다. 우(于)를 천(千)으로 오기한 것이다.

울릉도를 ‘Fanlingtao’로 표기한 것은 서양 선교사들이 중국 간자체로 쓴 울菀을 범範으로 오기하면서 이에 해당하는 중국식 발음을 로마자로 기재한 것이다. 또한, 독도(우산도)는 중국이 오기한 천산도의 중국식 발음을 로마자로 기재하면서 벌어진 상황으로 해석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이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지하2층에 마련한 독도체험관. 사진 독도체험관 누리집 갈무리.
동북아역사재단이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지하2층에 마련한 독도체험관. 사진 독도체험관 누리집 갈무리.

국제사회에서 동해 해역에 대한 ‘일본해’ 표기 왜곡 문제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매년 2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곧 다가올 3월 말 교과서 검정결과, 4월 외교청서, 7월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영유권에 대한 왜곡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은 그동안 고지도 약 200여 점을 수집해 독도체험관에서 관리 보존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웰웨의 동아시아 지도’는 독도체험관 ‘독도의 역사’존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