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경험과상상이 연극 <그들의 약속>(극 정상미, 연출 류성)을 3월 12일부터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 무대에 다시 올린다.

연극 '그들의 약속' 포스터. 이미지 극단 경험과상상
연극 '그들의 약속' 포스터. 이미지 극단 경험과상상

단막극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려낸 희곡으로 평가받는 <그들의 약속>은 자살을 선택한 어느 남녀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이 함께 보낸 1시간을 코믹하지만 애잔하게 형상한다. 이 작품을 쓴 정상미 작가는 공연을 앞둔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이 작품이 세상의 빛은 보게 된 지도 벌써 12년이 넘었다. 긴 시간이 흐른 만큼 이제 ‘옛날 작품’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을 돌아보니 그때와 지금의 우리 사회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도 같다. 최근 3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자살자가 더 많은 현실이 그저 아프고 무력해진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라도 진심으로 소망한다. 끝끝내 살아내기를.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살아 있다 보면 마침내 ‘살아 있어 다행이다’라는 순간이 오기를 마음 깊이 두 손 모아 바라고 바란다.”

연극 <그들의 약속>은 우리 시대 서민들의 절망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은 무한경쟁의 굴레 속에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끝까지 인간성을 놓지 않으려 한다. 서로에 대해 묻고, 서로에게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연극 '그들의 약속' 캐스팅. 이미지 극단 경험과상상
연극 '그들의 약속' 캐스팅. 이미지 극단 경험과상상

류성 연출은 “원래 한국은 자살률이 대단히 낮았던 나라이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함께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대 초반부터 자살률이 폭등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가 되어 버렸다. 개인 단위로 무한경쟁하는 신자유주의 경제는 대다수의 사람을 ‘경쟁의 패배자,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었고, 절망에 빠진 이들이 차례차례 자살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단막극 <그들의 약속>은 우리 시대 서민들의 절망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자, 나아가 한국 사회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극 <그들의 약속>에는 배우 오일룡, 강제권, 신수빈, 임청미가 더블 캐스팅되었으며, 오는 3월 12일(수)부터 17일(일)까지 소극장 창작플랫폼 경험과상상(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