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집대성해 한 권의 보고서로 담은 성과가 잇따라 발간돼 관심을 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용의 해’를 맞아 《한국민속상징사전》‘용편’을 발간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한지 생산 공방 조사 결과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전통 선박의 닻돌 154점을 종합적으로 분석·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지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2024년 ‘용의 해’를 맞아 용의 상징과 의미 집대성

한국민속상징사전 ‘용편’ 표지와 속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상징사전 ‘용편’ 표지와 속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 ‘용의 해’를 맞아 《한국민속상징사전》 ‘용편’을 발간했다. 이번 사전은 한국 민속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용의 다채로운 모습과 상징을 총망라했다.

용은 십이지 동물 가운데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며, 변화무쌍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존재로 왕권과 권력, 수신과 풍요를 상징한다. 올해는 ‘청룡의 해’로 청룡(靑龍)은 동쪽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만물이 근원인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의 성격이 강하다. 

용 상징 사전은 신앙, 설화, 놀이, 그림, 건축, 복식, 풍수로 범주를 나눠 용에 대한 관념과 상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더불어 그림, 도판 등 다양한 시각 자료도 함께 수록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국민속상징사전》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이나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으며, 원문 자료도 내려받을 수 있다.

고문헌·지류문화유산 조사를 통한 전통한지 연구결과 공개

한지 종합보고서 표지[이미지 국립문화재연구원]
한지 종합보고서 표지[이미지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전통한지 제작의 원천기술을 규명하고 문화유산의 보존처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를 위해 고문헌과 지류문화유산, 한지 생산 공방 조사 결과를 담은 《문화재 복원용 한지의 품질기준 연구 종합보고서 –조사편-》을 최근 발간했다. 

한지(韓紙)는 뛰어난 안정성과 보존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문화유산의 원형과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보존처리와 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재질에 대한 안정성과 보존성이 요구되는 전통재료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 5년간 실시한 한지 관련 고문헌 조사 결과와 연구 동향 분석을 집약한 자료조사 내용을 담았으며, 현장조사는 보존처리 대상 지류문화유산의 과학적 조사와 분석, 국내 한지 생산 공방의 제조공정과 현황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수록했다.

자료조사 결과에서는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등 약 4천600건의 고문헌에 기록된 한지의 다양한 명칭을 제조기술, 사용 용도 등을 토대로 7개 유형(△원료 △가공법 △용도 △크기·두께·질감 △품질 △색상·염색법 △생산지)으로 분류해 수록했으며, 학위·학술지 논문과 관련 보고서, 도서 등을 대상으로 파악한 국내 한지의 연구동향도 확인할 수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보물 ‘닻돌’ 분석한 연구보고서 발간

한국의 닻돌 연구보고서. 이미지 문화재청.
한국의 닻돌 연구보고서. 이미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서해중부해역에서 건져 올린 전통 선박의 닻돌 154점을 종합적으로 분석·연구한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닻돌이란 전통 선박에서 목제 닻과 묶거나 그 자체를 닻으로 사용한 돌로,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군산 십이동파도선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닻돌은 대형 석재로 무겁고 단순한 형태를 하고 있어 청자 등 다른 유물에 비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닻돌이 확인된 지점, 크기와 무게, 채석산지, 사용연대 등을 분석해 선박의 규모와 출항 시기, 위치, 항로 등을 추정해볼 수 있는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에는 닻돌에 대한 형태학적 조사, 비파괴 보존상태 진단, 함께 발견된 유기질 유물의 연대분석 등 다양한 분석과정을 통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연구결과가 담겨져 있다. 

특히, 닻돌과 함께 발견된 목제 닻과 초본 밧줄에 대한 방사성 탄소연대분석 결과, 서해중부해역에서 발견된 닻돌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기의 것으로 확인되는 등의 연구 성과도 포함돼 있다.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지의 변천사, 한 권에 담다

‘기록으로 본 한지 분야의 변화상’ 표지. 이미지 국립산림과학원.
‘기록으로 본 한지 분야의 변화상’ 표지. 이미지 국립산림과학원.

한편,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지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수집·해석하고 정리한 《기록으로 본 한지 분야의 변화상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를 발간했다.

한지 제조 기술 발전은 조선시대 문화 융성의 바탕이 됐으며, 우수한 보존력 덕분에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실록 등 한지에 기록된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길 수 있었다. 이후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서양 문물과 일본식 종이 제조 기술 도입으로 한지 제조 관련 산업에 큰 변화가 생겼다. 

간행물은 1901년부터 1944년까지의 황성신문,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 등 14여 종의 신문에 게재된 한지 관련 기사 중 한자, 한글 고어 등이 포함된 원문을 해석해 정리했으며, 한지 분야의 변화 과정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기초 자료다. 

자료는 국립산림과학원 도서관 누리집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