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을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성과가 잇따라 공개돼 눈길을 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국내 섬에 자생하는 염생식물로부터 식물 생장을 돕는 공생세균을 최근 발굴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울릉도에서 신종으로 발견한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이 항암, 항산화 외에도 염증 억제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것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야생 매화꽃에서 분리한 효모가 새로운 바이오 계면활성제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은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카프로락톤을 분해하는 세균을 선발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양생명자원에서 항균 기능이 우수한 항생제 소재를 발굴해 해양바이오뱅크를 새롭게 구축하고, 상용화를 위한 무상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원관, 갯벌 염생식물에서 식물 생장 촉진 세균 발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국내 섬에 자생하는 염생식물로부터 식물 생장을 돕는 공생세균을 최근 발굴했다고 밝혔다. 

염생식물은 갯벌의 대표적인 탄소고정 생물로 유기물 정화와 연안 침식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식용‧약용, 관광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항생물질 생성 세균 사진. 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항생물질 생성 세균 사진. 이미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갯벌 염생식물 뿌리에서 발굴한 세균의 전장유전체 유전정보를 분석해 식물생장호르몬인 옥신을 비롯하여 항생물질 생합성, 생체이물 분해 등 생장 촉진과 관련 있는 다양한 유전자를 확인했다.

김창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갯벌의 주요한 탄소저장고 중 하나로 주목받는 염생식물에 공생하며 생장 촉진에 관여하는 세균의 발굴은 향후 미생물을 활용한 갯벌 보존, 유용 생물소재 개발 등 생물자원 활용 연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릉도 신종 버섯에서 항염증 등 생리활성 효과 확인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7년 울릉도에서 신종으로 발견한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이 항암, 항산화 외에도 염증 억제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김승영 선문대학교 교수 연구진은 올해 자생생물의 특성연구를 통해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의 균주 배양액을 이용한 생리활성을 연구한 결과, 항염증 활성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 자실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 자실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작은노란대구멍장이버섯의 균주 배양액을 우리 몸의 염증반응을 조정하는 대식세포에 처리한 결과, 염증유발인자인 일산화질소 합성효소(iNOS)는 80% 이상,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인터루킨-1β)은 70% 이상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신종 효모가 만드는 바이오 계면활성제 발견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야생 매화꽃에서 분리한 효모가 새로운 바이오 계면활성제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야생 매화꽃에서 분리한 우수 효모(JAF-11)의 계통학적, 표현형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자낭균류계 신종 효모임을 확인하고 ‘네오도티오라 프루니(Neodothiora pruni)’란 이름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이 효모가 생산한 바이오 계면활성제의 표면장력과 화학구조를 분석해 이노시톨계 신규 계면활성제로 밝혀졌다. 이는 현재 대표적인 바이오 계면활성제로 알려져 비누, 샴푸, 화장품 등에 쓰이는 소포로리피드와 물 표면장력 저하 능력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와 함께 아미노산계 등 다른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효모 균주 2건도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유용 미생물 실용화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 촉진 미생물 선발

농촌진흥청은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카프로락톤(PCL)을 분해하는 세균을 선발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석유 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식물 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각각 석유와 식물을 원료로 화학적, 생물학적 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그러나 일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어렵고, 분해되기까지 수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 정도는 현재 계속 검증하고 있으며, 효율적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분해하기 위한 연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폴리카프로락톤 등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해를 촉진하는 미생물을 찾기 위해 폐기물 매립지에서 아쿠아박테리움(Aquabacterium sp.) CY2-9를 선발했다.

PCL 필름 분해 사진. 이미지 농촌진흥청.
PCL 필름 분해 사진. 이미지 농촌진흥청.

이 미생물을 폴리카프로락톤으로 만든 필름에 적용한 결과, 28도(℃)에서 20일 만에 필름의 98%를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배양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해 정도가 빨라졌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폴리카프로락톤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지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다.

항생제 소재 해양바이오뱅크 새롭게 구축, 무상 분양 추진

항생제 소재 뱅크 누리집. 사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항생제 소재 뱅크 누리집. 사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양생명자원에서 항균 기능이 우수한 항생제 소재를 발굴해 해양바이오뱅크를 새롭게 구축하고, 상용화를 위한 무상 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명자원으로부터 유용한 소재를 발굴해 기업 등에게 제공하는 소재은행으로서 추출물·유전자원·미생물·미세조류·화장품 해양바이오뱅크를 구축해 운영해 왔다. 

이번에는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덤불모자반(해조류), 남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큰열매모자반(해조류) 등에서 항균 기능이 우수해 항생제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물질 1천120점을 발굴해 항생제 소재 해양바이오은행을 새롭게 구축했다.

항생제 소재 해양바이오은행에서는 1천120점의 항생제 내성균 6종에 대한 항균 효능 등급(A-C등급) 등 정보를 제공하고, 실물자원도 분양한다. 자원 분양을 원하는 기업‧대학 등은 해양바이오뱅크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