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의료 발전에 힘쓴 미국인 여성 선교사인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의 삶을 다룬 공연이 관객을 만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이 오는 12월 8~9일 예술극장 극장2에서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로제타>를 무대에 올린다.

특히 세계 현대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미국 극단 ‘리빙 시어터’가 지난해 시범 공연에 이어 올해 본 공연 제작에도 참여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12월 8~9일 예술극장 극장2에서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로제타'를 무대에 올린다. 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는 12월 8~9일 예술극장 극장2에서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로제타'를 무대에 올린다. 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로제타>는 ACC가 아시아문화자원을 창작 원천으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 중 하나다. ACC는 아시아의 가치를 세계로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ACC 시범공연으로 선보인 연극 <로제타>는 관객들의 큰 호평을 받아 올해 본 공연으로 선정돼 창‧제작됐다.

공연은 근대 의료교육의 여명을 연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의 일기장을 바탕으로 세계인들이 공감할 인류애를 보여준다. 1900년대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나이, 계층, 성별, 장애 등 시대가 가졌던 차별과 선입견에 맞서며 근대 여성 교육과 의료 봉사로 전 생애를 보낸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의 일대기를 조명한다. 로제타는 차별대우를 감내하며 살아야했던 조선 여성에게 근대 의료와 교육의 여명을 열어 준 인물이다.

로제타는 1890년 미국감리회 해외여성선교회에 의료 선교사로 지원하여 서울에 도착하였다. 1892년 캐나다인 윌리엄 제임스 홀(William James Hall, 1860-1894)과 서울에서 결혼하였다. 1894년 11월 청일전쟁의 부상병을 헌신적으로 치료하던 남편 윌리엄 제임스홀이 34세의 일기로 사망하였다. 29살의 나이로 남편을 잃은 로제타는 미국으로 돌아가서 딸 에디스을 낳은 후 두 자녀를 데리고 1897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최초의 여성병원을 설립하고 결핵 치료를 위한 크리스마스 실을 도입했다. 이때 사랑하는 딸 에디스도 이질로 희생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그녀의 헌신은 계속됐었다.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특수교사 오봉래와 한국 최초의 여성 양의사 에스더 박을 지원하고 한글점자를 개발하였다.

로제타는 남편과 딸을 잃으면서도 그녀의 헌신은 43년이나 지속되었다. 타계한 이후엔 고국 미국이 아닌 한국 땅에 묻혔다.

1900년대 구한말 시대,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나이, 계층, 성별, 장애 등 시대가 가졌던 차별과 선입견에 맞서 싸우며 근대 여성 교육과 의료 봉사로 생애를 보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어린 시절부터 결혼, 그리고 한국에서의 삶, 딸과 남편의 죽음 이후 고뇌하고 좌절하는 모습, 가장 절망의 순간에 그녀가 한 선택까지...연극 <로제타>는 86년의 삶 중 44년을 한국에 바치며 그녀가 남긴 일기장을 바탕으로 그녀의 ‘순간들’을 조명한다. 20대 소녀가 조국을 떠나 당시 가장 가난하고 온갖 그릇된 인식으로 지배당하던 그녀의 고국과 정반대의 나라에 와서 마주한 지옥과도 같은, 어쩌면 지옥보다 더한 현실에서도 놓지 않았던 그녀의 신념과 가치. 연극 <로제타>는 선입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와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죽음의 벽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강렬한 소명, 노력 그리고 신념이 어떻게 개념적, 물리적인 소속을 초월하여 존재할 수 있게 했는지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과 시선의 다양화로 표현하여 무대 위에서 구현하였고, 작품의 메시지는 공간을 가로지르며 배우에게 닿는 비처럼 무대와 객석의 물리적 공간을 관통하여 관객에게 닿는다.

공연 제작은 실험주의 연극의 전설인 세계적인 극단 ‘리빙 시어터’가 다시 내한하여 함께 참여했다. 극단 최초의 아시아 협력 공연으로, 극단의 예술 감독 브래드 버지스와 50년 동안 같은 극단에서 활동한 토마스 워커 등 주요 인물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리빙 시어터’의 ‘앙상블 테크닉’이 돋보인다. 전 배역이 모두 로제타라는 인물에 내재한 여러 가지의 자아를 연기하며 함께 노래한다.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사용되며, 시범 공연에서 담지 못한 로제타의 서사들을 더욱 깊이 담았다.

또 연극 <회란기>로 한국 연극 베스트7을 수상한 한국 대표 극단 ‘극공작소 마방진’이 협력 제작으로 참여해 차별에 맞선 사랑이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관람 연령은 7세 이상이며, 관람료는 R석 2만원, S석 1만원이다. 특히 수능을 마친 수험생에게는 50% 할인혜택이 있다.

연극 <로제타>의 제작을 맡은 이영찬 옐로밤 총괄 프로듀서는 “시범 공연을 거치며 대본부터 무대까지 모든 부분에서 예술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거듭 노력했다”라며 “이번 공연이 로제타가 이곳에 남긴 인류애적 사랑을 조명하는 이 창작 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