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특별 전시와 영상, 소식지 등이 잇따라 마련돼 눈길을 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한국전통건축 : 장인의 힘, 연장의 힘」 특별전을 공동 개최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12월 18일까지 세종이 왕세자 집무공간으로 건립했던 계조당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경복궁 계조당에서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를 개최한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연구원의 최신 연구 성과와 각종 사업을 소개하기 위한 영문판 소식지인 「NRICH」의 여섯 번째 호를 발간했다.

전통건축 장인들의 손때 묻은 도구 만난다

‘한국전통건축 : 장인의 힘, 연장의 힘’ 특별전 포스터[이미지 문화재청]
‘한국전통건축 : 장인의 힘, 연장의 힘’ 특별전 포스터[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서울 성동구)에서 한국건축역사학회·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한양대학교 박물관과 함께 「한국전통건축 : 장인의 힘, 연장의 힘」 특별전을 공동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전통건축 분야의 장인과 도구에 관한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변형되는 등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전통 건축 장인들의 도구 실물과 실제 사용 영상을 관람할 수 있으며, 외래 도구도 함께 전시해 국내 도구와의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전통건축 기술 연구’의 일환으로 장인의 도구, 치목 기법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대목이 사용했던 대패, 톱, 자, 먹통, 자귀 등 총 51종 92건의 도구를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과 삽화, 책자 등도 함께 전시한다.

나무달고[이미지 궁능유적본부]
나무달고[이미지 궁능유적본부]

이와 더불어 궁능유적본부에서는 ‘직영보수단’에서 사용해왔던 나무달고, 톱, 자귀, 와도 등 총 40여 종의 전통건축 도구를 함께 전시한다. 참고로, ‘직영보수단’은 1980년 창설 이후, 궁·능 보수현장에서 시급성이 요구되는 중·소규모의 보수·정비 업무를 매년 300여 건을 담당하고 있으며, 목공·석공·미장공·단청공 등 총 27명의 기능인으로 구성된 문화재청 직속 전문 기능인 집단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고 전승하는 데 일생을 바쳐온 장인과 잊혀져 가는 대목의 기술과 도구를 재조명하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한국건축역사학회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왕세자 집무공간 ‘경복궁 계조당’에서 전시와 체험으로 조선 왕세자의 흔적을 찾다

‘경복궁 계조당’ 실내 모습[이미지 문화재청]
‘경복궁 계조당’ 실내 모습[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12월 18일까지 세종이 왕세자 집무공간으로 건립했던 계조당의 복원을 기념하고, 그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경복궁 계조당에서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를 개최한다.

계조당은 1443년(세종 25) 세종이 왕세자(훗날 문종)의 집무 공간으로 건립했으며, 문종은 이 공간에서 정무를 보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했다.  문종의 생전 뜻에 따라 1452년(단종 즉위년)에 철거됐으나, 1868년 경복궁 중건 때 다시 지어지면서 당시의 왕세자였던 순종이 사용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완전히 철거됐던 것을 문화재청이 발굴조사를 거쳐 올해 9월 복원을 마쳤다.

경복궁 계조당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조선의 왕세자 △계조당의 왕세자 △왕세자의 의장 △동궁과 계조당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조선의 왕세자’에서는 왕세자의 일상과 의례를 살펴볼 수 있다. 조선왕실에서 왕세자를 책봉할 때 거행했던 책봉례에서 임금이 왕세자에게 내리는 교명, 죽책, 옥인 등의 복제유물과 성균관 입학례, 성인식인 관례 등 왕실의 공식 의례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구성된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 ‘계조당의 왕세자’에서는 계조당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했던 두 명의 왕세자를 다루었다. 세종의 맏아들로 1421년 왕세자로 책봉된 문종(재위 1450-1452)과 고종의 아들로 1875년 왕세자로 책봉된 순종(재위 1907-1910)이다. 

특히, 문종은 30여년 동안 왕세자로서 세종이 이룬 많은 업적에 함께 했으며 1442년부터는 왕의 업무를 대신하기도 한 만큼, 문종이 직접 쓴 글씨와 측우기로 그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왕세자와 황제 시절의 순종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왕세자의 의장’에서는 왕세자가 행차할 때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들었던 의장물인 ‘기린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행렬 모습을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을 보며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동궁과 계조당’에서는 계조당 촉각 모형을 직접 만져보며 경복궁 내 동궁과 계조당의 위치, 모양을 더욱 생생하게 체험하고, 계조당의 복원 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계조당의 탄생부터 훼철, 복원에 이르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와 연계해 동궁 권역과 전시를 해설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왕세자의 일상’ 해설 프로그램과 3차원(3D) 측우기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해설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지만, 전시 관람과 측우기 만들기 체험은 기간 동안 누구나 예약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전시와 해설, 체험 등은 전부 무료이다.

해설 프로그램 예약은 오는 11월 14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회차당 15명씩 선착순 신청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전화(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활용실 02-3210-4806)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유산 최신 성과 담은 「NRICH」 6호 발간

‘NRICH’ 6호 표지[이미지 문화재청]
‘NRICH’ 6호 표지[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연구원의 최신 연구 성과와 각종 사업을 소개하기 위한 영문판 소식지인 「NRICH」의 여섯 번째 호를 발간했다.

지난 2020년 첫 발간돼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NRICH」는 국외 대사관, 문화원 등 주요 외교기관과 국공립 박물관 및 연구기관, 한국학 연구가 활발한 대학 등에 배포돼 왔다. 올해에는 특별히 한국어판 소식지도 함께 배포할 예정으로, 한글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에 부응하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NRICH」6호에는, 연구원에서 최우수과제상을 수상한 5개 과제의 우수성과와 제33차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총회에서 신임이사로 선출된 신지영 보존과학연구실장 인터뷰, 이탈리아 바티칸에서도 인정한 한지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복원기술연구실 한지연구팀 인터뷰가 실렸다. 특히, 실제 한지를 책자에 삽입해 독자가 직접 한지를 만져보면서 촉감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외에도 연구원의 주요 연구 분야인 고고, 건축, 미술, 보존, 자연, 자료 보관(아카이브) 분야의 최신 경향과 올해 진행한 각종 행사와 신간 도서 소식도 함께 수록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K-문화를 소개하는 난을 마련해 ‘옷소매 붉은 끝동’ 등 최근 사극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장소가 됐던 명승 ‘광한루원’을 소개했으며, 발굴 50주년을 맞은 천마총 발굴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돌아보고 기념하는 지면도 마련됐다.

「NRICH」6호의 영문판과 국문판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누리집과 「NRICH」 누리집에서 전자책(pdf)의 형태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