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기술을 통해 재현된 1887년 경복궁 진하례에서 왕이 입장하는 모습. 이미지 문화재청
AR 기술을 통해 재현된 1887년 경복궁 진하례에서 왕이 입장하는 모습. 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왕실의 궁중의례를 디지털로 복원하고 증강현실(AR)과 확장현실(XR)로 재현한 ‘1887 경복궁 진하례’를 11월 21일 경복궁 근정전(서울 종로구)에서 공개했다. 이 진하례는 문화재청이 서울시, 우미희망재단, 제일기획과 함께 디지털로 복원하였으며 22일부터 누구나 모바일 앱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진하례’는 국가의 경사가 있을 때 신하와 관료들이 이를 축하하던 의식이다. 이번에 디지털로 재현한 ‘1887 경복궁 진하례’는 조선의 추존왕 문조(효명세자)의 왕비이자 조선의 마지막 대왕대비인 신정왕후 조씨(1808~1890)의 팔순을 맞아 국왕과 종친, 문무백관이 참여해 대왕대비를 축하하고 나라의 태평과 안녕을 기원한 대규모 궁중의례이다. 

1887 경복궁 진하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정해진찬의궤』와 『승정원일기』를 비롯하여, 신정왕후의 팔순 잔치를 기록화로 남긴 병풍 ‘정해진찬도병’의 ‘근정전 진하도’ 등의 역사기록을 기반으로 고증했다.

또한, 경복궁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 어디서든 시공간의 제약 없이 ‘진하례’를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도 선보인다. 모바일에서 헤리티지 메타버스 앱 ‘공존’을 내려받아 경복궁 근정전에서 ‘공존’ 앱을 실행하면 증강현실로 136년 전의 진하례가 눈앞에 펼쳐져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모바일이나 ‘공존’앱이 없어도 체험이 가능하다. 경복궁 행랑 내에 설치된 55인치 접촉 화면(터치스크린), 디지털 안내판을 이용하면 넓은 화면으로 진하례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주요 의례 기물들을 3차원(3D)로 관람할 수 있다. 

좌. 조선왕조 인공지능(AI) 프로필, 우. 근정전 내 보물 찾기. 이미지 문화재청
좌. 조선왕조 인공지능(AI) 프로필, 우. 근정전 내 보물 찾기. 이미지 문화재청

국왕·수문장 등 ‘궁중 인물들과의 특별한 상호작용(인터랙션) 체험’과 십장생병풍·해태상 등 ‘근정전 내 보물 찾기’, 궁중의례 복식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보는 ‘조선왕조 인공지능(AI) 프로필’ 등의 현장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 서울시, 우미희망재단, 제일기획은 지난 2019년 한양도성 ‘돈의문’을 옛 터에서 104년 만에 디지털 건축물로 복원, 2022년 군수물자의 제조와 보급을 맡았던 조선시대 관청인 ‘군기시’를 디지털로 복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