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한림원은 202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Jon Fosse)를 선정했다고 10월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림원은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그의 방대한 작품은 희곡, 소설, 시집, 에세이, 그림책, 번역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널리 작품이 공연되는 극작가 중 한 명이면서 또한 산문으로도 점점 더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Jon Fosse). 이미지 노벨상조직위원회 누리집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Jon Fosse). 이미지 노벨상조직위원회 누리집

 

욘 포세는 노르웨이 작가로는 네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포세는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끄는 작가로 희곡의 거장 베케트, 헨리크 입센과 비견돼 왔다. 그의 희곡들은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오르며 ‘입센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작품이 상연된 노르웨이 극작가’로서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고 있으며, 언어가 아닌 언어 사이, 그 침묵과 공백의 공간을 파고드는 실험적 형식으로 ‘21세기 베케트’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군더더기를 극도로 배제한 미니멀한 구성, 리얼리즘과 부조리주의의 중간쯤 있는 반복 화법으로 매일의 생존투쟁에서 체념하고 절망하는 인간이 등장하는 비극들을 무대에서 선보여왔다.

국내에서는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이 번역되어 2019년 문학동네에서 발간되었다. 2000년 발표한 소설로, 인간 존재의 반복되는 서사, 생의 시작과 끝을 독특한 문체에 압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고독하고 황량한 피오르를 배경으로 요한네스라는 이름의 평범한 어부가 태어나고 또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꾸밈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이 짧은 소설은 작가 특유의 리듬과 침묵의 글쓰기를 통해 한 편의 아름다운 음악적 산문으로 읽힌다. 전체 152쪽.

새움에서 장편소설 《보트하우스》가 2020년 번역 출판되었고 《3부작(잠 못 드는 사람들 / 올라브의 꿈 / 해질 무렵)》이 2019년 번역되어 나왔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소설 《저 사람은 알레스

지만드라마에서는 희곡 《가을날의 꿈 외》(2019), 《이름/키타맨》(2019)이 각각 국내에 소개하였다. 동화책 《오누이》는 2008년 아이들판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욘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 헤우게순에서 태어나 하르당게르표르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비교문예학을 전공했고, 호르달란주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1983년 장편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한 후 《보트하우스》 《병 수집가》 《납 그리고 물》 《멜랑콜리》 I, II, 《저 사람은 알레스》, 《불면》과 《올라브가 꿈을 꾼다》, 《저녁의 피로》를 묶은 《트릴로지》 등을 출간했다.

1994년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를 발표한 이후 《이름》 《누군가 올 거야》《밤은 노래한다》《기타맨》《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나는 바람이다》 등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1998년과 2003년 노르웨이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작품에 주는 뉘노르스크 문학상, 1999년 스웨덴 한림원이 스웨덴과 노르웨이 소설에 수여하는 도블로우그상, 2003년 노르웨이 예술위원회 명예상, 2005년 노르웨이 최고의 문학상인 브라게상 명예상, 2007년 스웨덴 한림원 북유럽 문학상, 2010년 국제 입센상, 2015년 북유럽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3년 프랑스 공로 훈장에 이어 2005년 노르웨이 국왕이 내리는 세인트 올라브 노르웨이 훈장을 수훈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살아 있는 100인의 천재’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