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인 이아름이 올해도 활동을 이어간다. 

수림아트랩 신작지원 2023에 선정된 작품 <가역반응>을 ‘김희수아트센터 SPACE1’에서 오는 9월 22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한다. 

 물질과 물질이 서로 반응을 일으키는 화학용어가 공연의 제목이다. 이에 이아름은 말한다.

“이상한 박자, 이상한 소리, 이상한 몸짓을 탐구하는 작업의 일환입니다. 이를 통해 소리의 공격과 방어를 통한 온몸의 가역반응을 정가, 움직임, 가야금, 일렉기타로 풀어내는 무대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이아름. 이미지 이아름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이아름. 이미지 이아름

이런 기획의도처럼 공연은 독특하다. 이아름의 목소리를 이화영의 가야금, Alvaro Herran의 일렉기타 소리가 감싼다. 그런데 동시에 김남진이 선보이는 동적인 움직임과의 반응과 관계가 펼쳐진다. 여기에 시각적 매개체를 통해 타이포그래피가 펼쳐지면서 텍스트의 힘도 느낄 수 있다. 

이아름은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는 ‘문화비축기지 T1’에서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 선정작 <흙>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작품 역시 미생물이란 주제를 여창가곡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음악 전시다. 

이 공연에 관해 이아름은 “이번 실험 역시 내가 계속 이어오던 고민, 즉 정가의 본질을 꿰뚫어보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평소 음악의 기준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지 많이 생각했다. 음악은 강과 약이 있고 흔들림과 지속성도 있어 이를 감정에 빗대어 표출시키기도 하고 미지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이 화학반응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대단한 우월주의에 빠져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착각하고 있다. 인간은 물리적 화학반응에 반응하는 단순한 물질 그 자체이고 가역반응은 사람의 관계 그 속성과 닮았다. 가역반응의 화학 반응을 커넥션의 미장센으로 보고 이것을 여창가곡, 움직임, 가야금, 일렉기타로 풀어내는 무대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연 '가역반응' 포스터. 이미지 이아름
공연 '가역반응' 포스터. 이미지 이아름

 

이아름은 “화학반응은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주제다. 물질의 반응이 우리의 관계, 사회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다. 작은 것들의 관계와 그들의 발현을 여창가곡으로 풀어내보고자 작품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아름은 “기존의 연주 방법, 형식을 되돌아보면서 이것을 다르게 접근해보자 생각했다. 움직임과 음악을 다루는 형식을 마치 세포의 움직임처럼 바라보고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물리학 전공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화학도 들여다보며 미시적 세계 역시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질의 반응들이 기괴하면서도 신비스럽다는 느낌을 주었고, 음악에 이를 투영하고자 했다.”고 레퍼토리를 준비하는 마음을 이야기했다. 

이아름은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한 후 2장의 앨범을 내고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2022년에는 <시시(時詩)> 등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