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반구천 전경. 사진 문화재청.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새겨진 반구천 전경. 사진 문화재청.

선사시대 신석기인들이 바위에 새긴 고래들의 특징과 그들의 고래사냥 현장을 비롯해 어린 삼맥종(훗날 진흥왕)의 방문 등 통일 신라시대까지 6천 년간의 기록이 담긴 ‘반구천 암각화’가 지난 1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국내 절차는 잠정목록, 우선 등재목록, 등재신청 후보, 등재신청 대상 총 4단계로 지난 4월 문화재청은 〈한양수도성곽〉과 함께 3단계인 등재신청 후보로 선정했고, 이번에 최종단계 통과를 발표한 것이다.

‘반구천 암각화화 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는 태화강 상류 가늘고 긴 하천을 따라 형성된 계곡을 연결된 3km 구간의 암벽에 새겨진 국보 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147호 ‘울주 천천리 각석’을 전부 포함한 단일유산이다.

국보 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근접해서 촬영한 모습. 사진 문화재청.
국보 285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근접해서 촬영한 모습. 사진 문화재청.

이곳은 굽이치는 하천과 일대를 둘러싼 산, 하천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암벽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암벽면도 암각에 적합한 크고 넓은 암면과 그늘 구조, 소리 울림 등을 갖췄다는 점에서 유산의 장소성에서 특별하다.

그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이 유산의 탁월한 가치를 강조할 수 있게 되었다.

첫째, 동아시아 연안 지역인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렸다. 둘째, 특히 전 세계적으로 희소한 주제인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아 선사인들의 창의성이 반영된 최고의 작품이다. 셋째 바위 면에 남아있는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가 서기전 5,000년부터 9세기까지 약 6천 년 동안 암각 제작 전통이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증거이다.

국보 147호인 천천리 각석. 사진 문화재청
국보 147호인 천천리 각석. 사진 문화재청

이와 같은 점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갖춰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녔다.

이후 일정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올해 9월까지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초안을, 내년 1월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한다. 이 단계에서 완전성 검사를 통과하면 자문기구인 ICOMOS(문화), IUCN(자연)에서 내용심사와 현지실사를 하며, 세계유산위원회에서 21개 위원국 결정으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반구천 암각화’와 함께 지난 4월 등재신청 후보에 오른 ‘한양 수도성곽’은 지난 13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예비평가요청서를 서울특별시, 경기도‧고양시로부터 보고 받아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예비평가는 등재 신청 준비 초기단계부터 자문기구와 당사국 간 논의를 통해 고품질의 등재신청서 준비 및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될 가능성을 높이고자 유네스코에서 도입한 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