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로즈 윌리엄스는 25세에 암을 경험했다. 1기 자궁경부암이 생겼는데 그가 모르는 사이 없어졌다. 병원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부서지기 쉽고 유한한지 알게 되었다.

몸속에 암이 자라고 있는 줄 모를 만큼 너무 바쁘고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은 아니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더라면 자신의 짧은 인생은 끝없는 후회로 가득했을 것이다. 그제야 마음속 깊이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는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지, 사실은 얼마나 절실하게 관심받고 싶어 하는지 알게 되었다. 물건을 사대고, 완벽해지려 했지만, 절망스러운 정도로 불행했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음을 느끼고 나서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심플 라이프' 표지. 이미지 밀리언서재
'심플 라이프' 표지. 이미지 밀리언서재

그래서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는 이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삶의 방식을 멈추기로 했다. 이후로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들을 감사하게 받아들였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시간이 너무 소중해졌고, 새로운 눈으로 삶을 바라보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암 진단을 받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일은 삶을 재평가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사건이었다.

《심플 라이프》(윤효원 옮김, 밀리언서재, 2023, 286쪽)는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가 암 진단을 받은 후 진짜 자신을 발견하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후회하지 않고 살아온 삶을 기록한 것이자, 독자를 후회없는 삶으로 이끄는 길잡이다.

제시카가 처음 시도한 것은 쇼핑한 물건 중에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만 남기기였다. 옷장부터 시작해 그릇, 가전제품, 액자, 조리도구까지 최소한으로 줄였다. 추억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물건, 집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렇게 모든 물건을 정리하고 나니 삶에 여유로운 공간과 평화, 자유가 훨씬 늘어났다.

'심플 라이프'. 이미지 밀리언서재
'심플 라이프'. 이미지 밀리언서재

다음으로 ‘기쁨 목록’을 작성했다. ‘기쁨 목록’을 쓰고 나서 억지로 사로잡힌 삶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가치를 정의하는 방식과 그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배웠다. 나의 가치에 맞춰 살면 진정한 내가 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가족, 친구, 문화, 사회로부터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선택할 권리는 나에게 있다. 무엇보다 나의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제시카는 미니멀리즘과 정리하기, 지속 가능성 사이의 격차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이 모든 물건들이 눈앞에서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마법처럼 공기 중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우리가 버리는 모든 물건은 어딘가로 가게 마련이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해답은 없다. 나는 지구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은 삶과 일에서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저자는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데 의문을 표시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끊으라’는 것이다. 우리 삶에 가치를 더하지 않고 독이 되는 관계라면 과감히 걸러내야 한다. 저자는 자책하지 않으면서 친구 관계를 정리하는 몇 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단 한 명이 열 명보다 낫다. 나를 알아주는 친구,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친구여야 한다. 의미 없는 관계에 시간을 쓰지 말라.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긴다.

저자는 돈도 옷장처럼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어디에, 왜 쓰는지 생각하고, 즉흥적으로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입의 50%를 음식, 주거, 통근 등 필수 항목에 사용하고 필수적이지 않는 항목에 30%, 나머지 20%는 연금, 저축, 보험 등 미래를 위해 모은다.

소셜미디어도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에만 관심을 쏟고 삶에 가치를 더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앱을 삭제한다.

저자는 이렇게 버리고 비워도 바로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는 자기 내면에 집중하여 진정한 자아가 말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들어야 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일기 쓰기, 자신의 이야기 정리하기, 남들과 다른 것에 익숙해지기, 자신과 보내는 시간 즐기기 등을 권한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실천할 일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점을 포함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기준에 나를 맞추기보다 그냥 내가 되기가 더 쉽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진정한 자신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이 시작된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주변에 쓸모없는 것부터 치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