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타계한 시대의 춤꾼 고(故) 이애주 선생을 기리는 ‘나눔굿’이 선생의 기일에 맞춰 오는 5월 10일(수) 오전 11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 주관으로 열린다.

1987년 6월 26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바람맞이춤 추는 이애주 선생. 사진 이애주문화재단
1987년 6월 26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바람맞이춤 추는 이애주 선생. 사진 이애주문화재단

1984년 4월 29일 이애주 선생은 ‘춤패 신’의 첫 번째 창작춤판 <나눔굿>을 국립극장 실험무대에 올렸다. 이번 추모행사의 명칭은 이 <나눔굿>에서 빌렸다.

<나눔굿>은 불교 의식 영산재(靈山齋) 중에 공양 때 하는 의식인 식당작법(食堂作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이애주 선생이 재구성했다. 범패(음악)와 작법(춤)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밥은 곧 생명이고 밥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곧 생명을 나누는 의식이기에 우리는 서로 나누어 먹으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대동의 뜻을 새기는 작품이었다.

이날 풍물굿패 삶터가 모란공원 구석구석까지 흥 넘치는 풍물 소리로 망자와 산자의 일상을 깨우는 것으로 연다. 이어 시대의 아픔과 고통의 역사를 온몸에 새기고 모란공원에 잠들어 있는 민주열사, 노동자들을 나눔굿에 불러내 ‘모시’는 사단법인 한국민족춤협회의 <모심> 춤공연을 한다. 임진택 판소리명창은 고(故) 김지하의 노래시 <빈산>을 낭송한다. 이애주 선생의 춤과 정신을 바로 잇고 있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본살풀이’ 춤과 창작판소리연구원의 ‘먹세먹세’ 노래공연이 공연 나눔을 한다. 창작판소리연구원은 창작판소리 <백범 김구>, <남한산성>, <다산 정약용>, <오월 광주, 윤상원가>, <전태일>, <안중근> 등을 제작 발표하면서 창작판소리계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책나눔도 한다. 고(故) 이애주 선생이 남긴 우리춤에 관한 연구글 모음집인 <이 땅에, 춤이란 무엇인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3.5)과 <이애주의 춤 생각>(개마서원, 2023.5)을 이애주문화재단이 펴냈다.

이애주 선생의 춤을 통한 삶과 예술의 시원, 실천, 염원을 확인할 수 있는 이 두 권의 책을 이애주문화재단은 헌정례를 마치고 나눔굿에 참석한 이들에게 책나눔을 한다.

이애주(李愛珠, 1947. 10. 17.~2021. 5. 10.) 선생은 어린 시절 이왕직 아악부(국립국악원의 전신)의 아악수장 김보남으로부터 춤을 익혔다. 서울대학교 진학 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을 사사(師事)했으며, 1996년에는 스승에 이어 2대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

1987년6월 항쟁의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시대를 가르는 춤을 추어 춤의 사회적 과제를 부각했다. 이후 전통춤 정립과 후진 교육에 매진하는 한편, 민족춤의 시원을 찾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대학교 교수,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 이애주문화재단을 설립한 후 같은 해 5월 10일 타계했다.

이애주문화재단 임진택 상임이사는 “작년에 이어 계속되는 ‘나눔굿’은 ‘모두 함께 나누어 먹는 세상’을 여는 일종의 문화적 제의로서, 한 회 한 회 쌓여 향후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 묻힌 민주열사 한 분 한 분을 한자리에 모시는 본격적인 문화제를 실행하기 위한 예비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애주 선생이 펼치고자 했던 하지만 미처 완성을 보지 못한 나눔굿의 뜻을 이어받아 오늘의 나눔굿을 열겠습니다.”고 전했다.

‘나눔굿’에 참석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애주문화재단 02-504-5387, 010-5189-5387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