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암사 선암매 전경. 사진 2023년 선암사 제공.
순천 선암사 선암매 전경. 사진 2023년 선암사 제공.

선비의 기개와 닮아 사랑받은 사군자四君子 중 계절 상 가장 앞자리는 매화이다. 겨울 추위를 견디어 내고 가장 이른 시기에 봄을 알리며 은은한 향을 뿜어내는 매화는 강인하면서도 고결한 품격을 지닌 꽃이다.

봄 추위가 오가는 가운데 문화재청은 14일 우리나라 자연유산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국의 4대 매화의 만개 소식을 전했다.

천연기념물인 4대 매화는 강릉 오죽헌 율곡매, 구례 화엄사 들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이다.

강릉 오죽헌 율곡매 근경. 사진 2023년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 최재찬 주무관 제공.
강릉 오죽헌 율곡매 근경. 사진 2023년 강릉시 오죽헌 시립박물관 최재찬 주무관 제공.

강릉 오죽헌 율곡매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오죽헌 뒤란에 있는 매화나무이다. 매화나무의 수령은 600여 년으로, 신사임당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인 1400년대 초 이조참판을 지낸 최지운이 집을 짓고 심었다고 한다.

오죽헌은 검고 가는 대나무로 유명하지만, 봄을 맞아 신사임당과 이이가 키웠을 고목 매화나무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해당 나무는 2007년 10월 천연기념물 제484호로 지정되었다.

구례 화엄사 들매. 사진 2023년 구례 화엄사 제공.
구례 화엄사 들매. 사진 2023년 구례 화엄사 제공.

구례 화엄사 들매는 화엄사 경내 길상암 진입로가 북쪽으로 꺾이는 곳의 남쪽 급경상지 위쪽에 있다. 흰꽃이 아름다운 들매는 대나무 군락 속에 피어있어 마치 자생 개체처럼 보이는데, 수령은 약 450년으로 추정된다. 나무 높이는 7.8m이고 뿌리 근처 줄기 둘레는 1.51m, 수관 폭은 동서방향으로 7.7m이다. 2007년 10월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되었다.

순천 선암사 선암매는 선암사 원통전 담장 뒤를 따라 각황전까지 이어진 길에 자라는 토종매실나무로 수령은 600여 년 정도로 알려졌다. 총 50주로 원통전 뒤뜰 쪽에는 백매화, 각황전 입구에는 홍매화가 각각 화사한 아름다움을 보인다. 선암사에서는 매년 수확한 선암매 매실로 고추장을 담근다. 2007년 11월 천연기념물 제488호로 지정되었다.

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매 근경. 사진 2022년 백양사 제공.
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매 근경. 사진 2022년 백양사 제공.

장성 백양사 고불매는 연분홍빛 꽃을 피우는 홍매화로 수령는 350년 정도 되었다. 1700년 경부터 스님들이 현재 위치에서 북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옛 백양사 뒤뜰에 매화를 여러그루 심고 가꾸었는데, 1863년 사찰을 옮기면서 살아남은 홍매와 백매 한그루 씩 옮겨심었다고 한다. 그중 백매는 죽고 홍매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 백양사 고불매는 2007년 10월 천연기념물 제486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