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랜드를 주도하는 MZ세대가 차(茶)에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한국 전통 차인 녹차와 녹차 제다를 주축으로 하는 한국 차농사와 차 산업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왼쪽부터) 야생차로 제다한 홍차, 반산화(발효)차, 그리고 녹차. 사진 야생다원 산절로 누리집.
(왼쪽부터) 야생차로 제다한 홍차, 반산화(발효)차, 그리고 녹차. 사진 야생다원 산절로 누리집.

한국 차(茶)와 차 문화 부활의 답을 한국 차 삼현三賢, 한재 이목,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가 닦아 제시한 ‘전통 녹차’ 제다와 이에 기반한 ‘한국 수양다도’에서 찾는 《한국 차의 진실》(최성민 저, 책과나무 냄)이 발간되었다.

부제는 ‘한국 차 삼현이 구축한 전통 제다‧다도의 탁월한 정체성’으로, 정체성 혼돈 속에서 추락하는 한국 차와 전통 차문화의 위상 회복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저자의 염원이 담겼다.

최성민 대표(야생다원 산절로)가 발간한 《한국 차의 진실- 한국 차 삼현이 구축한 전통 제다‧다도의 탁월한 정체성》. 사진 책과나무.
최성민 대표(야생다원 산절로)가 발간한 《한국 차의 진실- 한국 차 삼현이 구축한 전통 제다‧다도의 탁월한 정체성》. 사진 책과나무.

저자는 “한국 차 문화의 정체성은 수양다도이다. 녹차는 심신건강 수양음료로서 조건인 차의 3대 성분 카테킨, 테아닌, 카페인을 가장 절절히 품고 있다. 차 선진국이라 불리는 중국과 일본에서 녹차 소비가 절대적인 이유”라고 했다. 그는 “전통 녹차의 진정한 가치가 도외시되고 있다”라며 "국내 차시장에서 전통 녹차는 겨우 0.7%로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책에서 다룬 한국 차 삼현 중 첫 인물은 조선 전기 학자 한재 이목(1471~1498) 이다. 한재는 다도 전문서인 《다부茶賦》를 지어 차의 정신수양 원리를 밝힘으로써 한국 차문화의 정체성을 ‘수양다도’로 제시했다. 저자 최성민 박사는 “이는 녹차가 지닌 카테킨의 심신 활성화 기능성 및 이에 기반한 테아닌과 카페인의 심신 안정‧각성 기능성을 유효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인물은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조선의 천재로 불린 다산 정약용(1762~1836)이다. 다산은 자신의 호에 차다(茶)를 넣을 만큼 차를 사랑한 인물로, 강진에서 독창적이고 다양하게 차를 만들어 내는 제다법을 만들었다. 아홉 번 찌고 아홉 전 볕에 말린다는 구증구포 녹차로서의 단차團茶, 불에 덖어 햇볕에 말리는 배쇄焙曬 곡우 입차, 세 번 쪄서 세 번 볕에 말리는 삼증삼쇄 고급 연고硏膏 녹차 제다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그는 다신계茶信契를 결성해 제자들로 하여금 ‘행사적 수양다도行事的 修養茶道’를 실천하게 했다.

세 번째 인물은 조선 후기 대선사인 초의선사(1786~1866)로, 《다신전》과 《동다송》을 통해 찻잎에 든 ‘기氣’의 최고 활성 상태인 ‘다신茶神’의 의미를 파악하고, 중국 명나라의 덖음 제다법을 소개해 한재의 수양다도와 다산의 녹차 제다를 보완했다.

저자는 “동양사상의 차학 이론에 기반한 한국 전통 차와 차문화가 최근 산화‧발효차를 중심으로 한 차 상업주의에 밀려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일찍이 한재와 다산이 확실하게 구축해 놓은 한국 전통 제다와 다도의 진정성, 정통성, 구체성이 훼손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피력했다.

최성민 박사는 한겨레신문 창간 발의인으로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언론인의 삶을 살다가 취재로 만난 우리 야생차(야생 녹차)에 반해 2003년 전남 곡성에 한국 최대 야생다원을 조성한 이래 야생차와 수양다도 연구, 차문화 복원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