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청소년센터에서 지난 7월부터 9월 중 진행된 '2022년 여성체육활동지원 국학기공 교실' 수업에 참가한 회원들.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노원청소년센터에서 지난 7월부터 9월 중 진행된 '2022년 여성체육활동지원 국학기공 교실' 수업에 참가한 회원들.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저처럼 차분한 성격에 활동적인 운동을 잘 못하는 사람도 할 수 있어요. 관절에 큰 무리가 없어 중년 이후 격렬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할 수 있죠. 무엇보다 갱년기 이후 건강 때문에 무기력했던 일상이 달라졌어요.”

지난 1일 인터뷰한 권인숙(49) 씨는 서울 노원청소년센터에서 전통스포츠 국학기공 수업에 참가한 후 활력을 찾았고 건강에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한다.

전통스포츠 국학기공으로 갱년기 이후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은 권인숙 씨. 사진 본인 제공
전통스포츠 국학기공으로 갱년기 이후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은 권인숙 씨. 사진 본인 제공

30대 중반까지 직장생활을 하다 10년간 전업주부로 세 아이를 양육하는데 전념하던 권인숙 씨는 갱년기와 함께 건강문제가 생겼다. 2019년 자궁근종 수술을 한 이후 몸이 좋지 않아 식은땀을 자주 흘리고 감정 기복도 심해졌다.

“아이들이 차례로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이의 감정에 제 감정도 출렁이는데 엄마니까 참아야 하는 부분이 많잖아요. 직장을 다닐 때는 일정한 패턴이 있는데 전업주부로 살면서 저보다는 가족의 생활 리듬에 맞춰 살게 되죠. 막상 엄마의 역할이 줄어드는데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무력감이 들고 의욕이 없는 게 가장 힘들었죠. 일하는 성취감이 없으니 더 그렇더군요.”

게다가 관절이 붓고 염증 수치가 높아져 병원을 다녔고, 의사는 격렬한 운동은 하지 말라고 했다. “제가 평소 하는 운동이 걷기뿐이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해서 헬스를 등록해도 몇 번 가지 못하겠더라고요. 제게 잘 안 맞았죠.”

권인숙 씨는 “이른 아침에 주변 공원에서 국학기공을 하는 분들을 보면 활기차면서도 저한테 딱 맞을 것 같은데 아침 시간은 가족이 출근, 등교하는 시간이라 제 손길이 필요하니 포기했죠. 그러다 올해 7월 노원청소년센터에서 제 또래 여성 대상 국학기공 수업이 생겨 참여하게 되었어요.”

해당 수업을 진행한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는 “7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씩 20회로 진행했습니다. 생애주기별 여성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여성체육활동지원 국학기공 교실사업’이죠.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국학기공협회가 주관한 활동이고, 문화체육관광구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했고요”라고 했다.

노원청소년센터에서 진행된 국학기공 교실 수업.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노원청소년센터에서 진행된 국학기공 교실 수업.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권인숙 씨는 “전에는 호흡이 불안정하고 규칙적이지 못했는데 기공을 하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훨씬 안정적으로 되었죠. 여럿이 함께 모여 웃으며 단전치기를 하고 중간중간 기합 소리를 내면서 스트레스도 풀렸어요. 요즘은 어디 가도 큰 소리내기 어렵잖아요. 강사님이 큰 목소리를 내도록 이끌어 주니 힘차게 구령을 붙이면 가슴이 시원했죠.”라고 했다.

또한, “오전이면 손가락이 뻣뻣할 정도로 부어있었는데 수업을 받으면 붓기가 다 가라앉더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특히 수업 마지막은 명상으로 마무리하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평생학습처럼 평생운동이 되도록 지속적인 지원 필요해

그가 속한 노원구청소년센터 국학기공교실팀은 지난 9월 4일 열린 노원구국학기공대회에도 출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대회로 치러졌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단체전 기공 영상을 촬영해 제출해 대회 당일 첫 출전에 3등을 차지했다.

“관객은 눈앞에 없지만 처음 경기복을 입고 출전하니 다들 쑥스러워했죠. 하지만 정규 수업 전에 모여 서로 마음을 맞춰 연습하고 강사님이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어서 상까지 받으니 너무나 좋습니다.”

노원청소년센터 국학기공교실 회원들은 지난 9월 4일 열린 노원구국학기공대회에서 첫 출전에 3등을 차지했다.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노원청소년센터 국학기공교실 회원들은 지난 9월 4일 열린 노원구국학기공대회에서 첫 출전에 3등을 차지했다. 사진 양성현 국학기공 강사 제공

권인숙 씨는 국학기공 수업에서 배운 대로 단전치기와 복식호흡 명상을 조금씩 한다. “강사님이 너무 어렵게 생각 말고 눈만 감고 있어도 명상이 된다고 하셨어요. 제가 집에서 수련하는 걸 보고 막내딸이 ‘엄마 잘했어. 요즘은 나한테 짜증도 덜 내네’라며 응원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권인숙 씨는 “우리나라도 노년층 비율이 증가하고, 특히 40대 중반부터 질병이 찾아오는데 이런 체육활동을 지속해서 지원해주었으면 합니다. 횟수도 20회로 한정되니 함께 수련한 회원들이 모두 아쉬워했어요.”라며 “끊기지 않고 평생학습처럼 평생운동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제가 보기에 갱년기 여성에게 이만큼 좋은 운동이 없더군요. 할까 말까 망설이지 말고 그냥 하라고 하고 싶어요”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