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거리가 짧더라도 음주운전을 했다면 그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처분은 정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이하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대리운전을 부른 뒤 대리기사의 운전편의를 위해 5~6m 이동했을 뿐, 계속 운전할 의도는 없었다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ㄱ씨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ㄱ씨는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 대리운전을 호출했는데 길이 좁고 장애물도 있어 대리기사가 오면 차량을 운전하기 불편하다는 생각에 직접 시동을 걸고 5~6m 전후진을 하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측정 결과, ㄱ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운전면허 취소 기준치(0.080%)를 초과해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이란 도로에서 차량을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차량에 시동을 걸어 이동했다면 ‘운전’에 해당한다. 이에 ㄱ씨는 “대리기사의 수고를 잠시 덜고자 했을 뿐 계속 운전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업무상 운전면허가 필요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비록 운전 거리가 짧더라도 ㄱ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인정된다며 ㄱ씨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경찰의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중앙행심위는 "행정심판은 처분의 위법성뿐 아니라 부당성까지 판단하는 효과적인 권익구제 수단이지만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고려해 음주운전 사건의 감경 여부를 판단할 때 더욱 엄격한 결정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이 정도는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하고, 보다 성숙한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준법의식과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