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멸종위기 1급인 천연기념물 217호 토종동물인 산양이 작년 6월에 이어 올해 5월 두 번째 새끼를 출산했다.

풀숲에 숨겨둔 아기 산양. 올해 5월 태어났다. [사진=서울시]
풀숲에 숨겨둔 아기 산양. 올해 5월 태어났다. [사진=서울시]

아기 산양이 태어난 서울대공원 동물원 종보전연구실 소속 토종동물번식장은 관람이 제한된 곳으로, 멸종 위기 동물의 특별 관리와 종보전을 위한 모니터링 및 연구를 하는 곳이다.

부모 산양은 지난 2017년 11월 종복원기술원에서 기증받은 2016년 생 암컷과 야생에서 구조된 수컷이다. 작년 6월 8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번식에 성공했다.

이상하 사육사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산양은 행동이 서툴고 움직임이 불안하다. 태어난 지 3주 정도 되었을 때 음수대에 발을 헛디뎌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가 가장 긴장했던 순간이었다.”라며 “위험이 감지될 때마다 엄마가 아기를 위해 더욱 경계하고 감싸주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또한 “산양어미는 한 달 남짓 된 새끼를 풀숲에 숨겨두고 그 사이 먹이를 먹는데, 그 모습이 아이를 재우거나 놀 거리를 주고 그 틈에 밥을 먹는 아내와 닮았다.”며 산양의 모성애를 전했다.

이번에 태어난 산양은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으로, 호기심 많던 언니와 성격 차이가 있다. 부모와 함께 지내며 떨어져 있어도 엄마가 아기를 계속 지켜본다. 특히 작년 태어난 언니가 동생이 다치지 않도록 늘 주시하고 불안할 때는 동생을 뒤에 숨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사육사들은 대견해 한다. 아기 산양은 부모를 따라 방사장을 마음껏 뛰어 다니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번 아기 산양을 비롯해 산양가족에게는 이름이 없다. 이상하 사육사는 “동물원은 사람들이 동물을 관람하는 곳으로만 인식하는데, 종보전연구실 사육사는 동물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도록 연구하여 최선의 방법으로 돕는 사람”이라며 “궁극적 목적은 번식이 되어 야생으로 돌아가 한국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이어서 일부러 이름을 짓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계방향으로) 산양 모녀, 산양 가족(엄마, 아빠, 언니, 동생), 작년에 태어난 언니 산양. [사진=서울시]
(시계방향으로) 산양 모녀, 산양 가족(엄마, 아빠, 언니, 동생), 작년에 태어난 언니 산양. [사진=서울시]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은 산양 외에도 한국에 서식하는 토종동물 복원에 힘쓰고 있다. 수몰 위기에 처한 저어새 알을 구조해 인공부화 및 육추하고 있고, 삵과 여우 등 번식에도 노력한다. 그동안 도심에서 자취를 감춘 금개구리를 증식해 다시 도심에 방사함으로써 자연생태계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

여용구 종보전연구실장은 “앞으로도 한반도에 살았던 토종동물의 복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맥을 이어갈 것”이라며 관람객에게 멸종위기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