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좋아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가 국토대장정이다. 나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체험을 하고 싶어서, 2기 졸업생인 김권우 선배가 지도하는 ‘사이다(사이좋게‧이루자‧다함께) 국토대장정’ 팀의 일원이 되어 생애 첫 국토대장정에 도전하였다. 

경북 울진에서 출발한 사이다(사이좋게‧이루자‧다함께) 국토대장정은 지난 8월 12일에 시작해 약 2주 동안 진행 되었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경북 울진에서 출발한 사이다(사이좋게‧이루자‧다함께) 국토대장정은 지난 8월 12일에 시작해 약 2주 동안 진행 되었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지난 8월 12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이번 국토대장정은 ‘사이좋게, 이루자, 다함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모두 함께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3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했다. 출발 하루 전, 대전에서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각자 챙겨온 배낭 물품을 확인했다. 대부분 수건이나 속옷, 양말 등을 많이 가져왔고, 몇몇 친구들의 배낭은 무게가 13kg이 넘기도 했다. 개인 물품에 공동 물품까지 추가되어 배낭 무게가 더해지자, 처음에는 개인 물품에서 뺄 것이 없다고 하던 친구들도 몸에 무리가 갈 것을 고려해서 꼭 필요한 짐을 제외한 물건들은 택배로 집으로 돌려보냈다.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두고 앉아 쉴때 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두고 앉아 쉴 때만큼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나도 초반에는 개인물품과 공동물품, 그리고 텐트의 무게로 힘들었고, 발가락에 물집이 많이 생겼고, 점점 무릎이 아파서 걷는 것이 어려워졌다. 문득 ‘포기하고 싶다’, ‘내가 왜 여기에 온다고 했을까?’, ‘집에 가고 싶다’ 라는 생각들이 떠올렸다. 아픈 곳에 신경이 쏠려 친구들의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대장인 김권우 선배와 부대장들은 훨씬 무거운 짐을 들고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단체를 인솔하고 지휘하는 대장과 부대장들의 책임감에 감동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믿고 따르게 되었다. .

하루의 걷는 일정이 마무리 되어도 바로 쉴 수는 없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텐트를 쳐야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부터 새로운 미션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남학생들이 텐트를 설치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학생들끼리도 척척 해냈다. 아침에 기상하면 빨리 텐트를 걷고 짐을 챙겨야 해서 일찍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했다. 

텐트를 치고나면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 찾아온다. 바로 ‘저녁식사 시간’이다. 하루의 피로를 풀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대장정 일정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주로 캠핑장이나 해수욕장 내에 취사가 허용된 곳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요리를 하거나 밥을 먹는 것은 다들 좋아했지만, 식사 후에 설거지를 하는 것은 덜 좋아했다. 집에서 해 보지 않은 일이라 초반에는 서툴렀다. 부대찌개를 끓이다 냄비를 엎어 맨밥에 참치 캔으로 식사를 하기도 했고, 설겆이가 제대로 안된 코펠에서 냄새가 나기도 했다.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인 저녁식사 시간. 맛있는 밥을 먹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하루 일과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인 저녁식사 시간. 맛있는 밥을 먹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우리는 힘들수록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며 격려해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이 잘 맞았고 정말 한 팀이 되었다. 사이다 국토대장정을 마친 나는 이전과 달라졌다. 많이 부지런해졌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를 갖게 되었고, 열정과 자신감을 얻었다. 집에서도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효녀가 되어가고 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이가은 양(왼쪽). [사진=본인 제공]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이가은 양(왼쪽). [사진=본인 제공]

국토대장정 기간동안 책임감 있고, 포기하지 않는 아주 멋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소중한 친구들 덕분에 나의 내면을 스스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도 몰랐던 나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었고, 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에 감사한다. 앞으로 성장하면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이가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