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뇌구조와 기능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청소년기의 뇌는 과잉생산(Overproduction)과 가지치기(Pruning), 수초화(Myelination)의 과정을 거쳐서 발달한다. 
 
먼저 청소년 초기의 뇌는 회백질의 밀도가 증가했다가 다시 급격하게 감소한다. 시냅스(Synapse)의 밀도가 높아지는 과잉생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과잉생산은 인접한 뉴런(Neuron)끼리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수상돌기가 많아지고 시냅스의 연결이 강해진다. 때문에  
새로운 정보에 대해 뇌가 매우 민감해지는 것은 물론, 엉뚱한 행동, 불가능한 결정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나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청소년 초기에 시냅스가 과잉 생산될 때,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뇌구조를 바꿀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기는 매우 중요한 결정적 시기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청소년 초기에 과잉 생산된 시냅스는 자주 사용하는 시냅스는 강화되고 그렇지 않는 시냅스는 없어지는 가지치기를 한다. 이러한 가지치기는 일반적으로 아동기나 성인기의 뇌는 1-2% 정도 일어나는 반면에, 청소년기의 뇌는 약 15% 정도의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에, 청소년기 뇌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의 뇌는 축색돌기 표면을 교세가 감싸면서 뉴런과 뉴런을 격리하여 신경전달을 신속하게 하고 정보전달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수초화를 통해 정교해지고 뇌기능도 활성화 된다(Giedd et al, 2005). 
 
지금까지 살펴본 청소년기의 뇌는 과잉생산, 가지치기, 수초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뇌의 완전한 발달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20세까지 계속해서 발달하는 것은 물론(Maroney, 2010), 심지어는 평생 동안 계속해서 뇌가 발달하기 때문에, 성인의 뇌에 비해, 청소년의 뇌는 덜 발달한 미성숙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뇌는 ‘감정의 뇌’라는 불리는 변연계가 ‘사고의 뇌’라 불리는 전두엽보다 먼저 발달한다. 이는 기쁨,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도 이러한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전두엽이 아직 덜 발달했기 때문에 충동성,  공격성 등 다양한 일탈행동 및 문제행동을 보일 수 있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은 언어적, 신체적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전두엽 중에서도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은 공격성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두엽은 들어오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은 10세 전후에 발달하지만, 판단 및 의사결정 등 고차원적인 사고를 처리하는 전두엽은 10대 후반에 점차 발달한다. 이러한 뇌 특성에 따라 청소년기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한편 인간의 뇌는 대뇌피질-변연계-뇌간 등이 서로 연계된 삼위일체 뇌로서 작용할 때 뇌의 정상적인 활동이 일어나 긍정적인 정서 및 감정을 유도할 수 있다. 즉, 변연계에서 일어난 부정적인 감정은 전두엽을 통해서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전두엽의 결함으로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뇌 가설(Frontal Brain Hyporthesis)은 전두엽과 변연계의 원활하지 못한 정보교환으로 인해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특히 변연계는 뇌간과 대뇌피질 사이에서 다른 뇌 부위들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정서유발과 정서기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변연계 중에서도 편도체 및 해마는 얼굴 표정을 통해서 타인의 감정을 알아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변연계의 편도체 및 해마 기능 이상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정서 인지능력 및 자신의 정서 조절능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두엽․변연계 및 거울뉴런의 문제로 인한 공감능력 부족을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공감능력은 타인의 정서적 상태와 경험을 이해하고 그것에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으로, 타인의 정신적 시각 및 관점을 인지적으로 받아들이는 인지적 공감과 타인의 정서적 감정 및 경험을 공유하는 정서적 공감으로 구분할 수 있다(박민, 2012). 
 
그 중에서도 인지적 공감은 내측 전두회(Medial Frontal Gyrus), 전측 대상회(Anterior Cingulate Gyrus)를 포함하는 전전두 피질 영역과 후측 상측두구(Posterior Superior Temporal Sulcus) 및 측두-두정 연접부(Temporo-Parietal Junction) 등과 관련Carrington & Bailey, 2009)이 있고 정서적 공감은 뇌도엽(Insula), 편도체(Amygdala), 하측 전두회(Inferior Frontal Gyrus), 전두엽의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 등과 관련이 있다. 
 
싱가포르 초등학교 4, 5학년 남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서적 공감에 결함이 있는 학생은 높은 신체적 공격성을 보이고, 인지적 공감에 결함이 있는 학생은 간접적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간의 뇌는 지신의 감정을 느낄 때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낄 때 거의 똑같이 작동하는데, 이와 관련된 뇌의 부분이 바로 거울뉴런(Mirro Neuron)이다. 
 
이러한  거울 뉴런은 행동 이해, 모방, 공감 및 공감 기제를 통한 정서 상태 조절 등 다양한 행동과 정서를 조절하는 뇌의 복측 전운동 피질(Ventralpremotor Cortex)과 하측 두정 소엽(Iinferior Parietal Lobule) 등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거울뉴런은 타인행동을 따라하게 하는 기제로서 사람들 사이의 공감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거울 뉴런의 결함은 타인의 얼굴에서 나타난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공감능력을 저하시킴으로써 학교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
 
끝으로 뇌과학자들은 학교폭력의 원인을 어린 시절의 학대경험, 가정폭력, 성적폭력, 폭력게임, 선정적 매체 등 개인을 둘러싼 사회적 요인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요인은 동작을 실제로 할 때와 관찰할 때 우리의 뇌는 똑같은 방식으로 활성화되는 거울 뉴런(Mirro Neuron)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거울뉴런은 동물이 스스로 특정 동작을 수행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개체의 수행동작을 관찰할 때 활동하는 신경세포로서, 특정 동작을 보기만 해도 그것을 실행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신경회로가 작동한다. 
 
따라서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는 것만으로 마치 자신이 직접 행동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할 수도 있다. 
 
특히 가정 내에서의 학대경험이나 가정폭력을 경험한 사람은 부정적인 정서나 분노를 잘 통제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 등 반사회적인 행동을 유발할 확률이 높다(신혜영․최해림, 2003). 또한, 폭력적인 온라인 컴퓨터 게임이나 잔인한 영화에 노출되어 뇌에 계속적으로 입력이 되면 언젠가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많다(김영화, 2012). 
 
이는 가정폭력, 학대경험, 폭력성 매체 등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학생들은 거울 뉴런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관찰하고 모방하면서 학습이 되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위원, 교육부 연구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이자 국제뇌교육협회 지구시민교육연구회 자문위원이다. 주요 저서는 '뇌기반 자기주도적 학습의 이론과 실제(교육과학사 2016)', '학교폭력예방교육지침서-또래중조 갈등해결의 이론과 실제(명성출판사 2014)',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수업 설계전략(교육과학사 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