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진국은 청소년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 사회에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아일랜드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 덴마크 애프터스쿨, 스웨덴 진로체험학습, IB의 CAS(Creativity, Action, Service) 등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자유학기제를 도입하여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됨에 따라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진로를 선택할 경우 사용하는 검사도구는 대체로 간단한 설문으로 구성된 심리검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지 설문문항을 통해서 학생들의 진로를 탐색하고 직업을 결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대학진학 후에도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적합하지 못해서 전공을 바꾸거나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 적응하지 못해서 직업을 바꾸는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적성과 소질에 적합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까?  
 
버나드 허먼(Bernard Herrmann)에 의하면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 대뇌피질과 변연계를 기준으로 하여 좌측 전뇌(Frontal Left), 좌측 기저뇌(Frontal Left), 우측 전뇌(Frontal Right), 우측 기저뇌 (Basal Right) 등 네 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네 개 영역이 발달하고 활성화된 인간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네 개 영역별로 개별화된 맞춤형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먼저, 좌뇌 전뇌가 발달된 인간은 목표가 뚜렷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잘고, 분석적이고 정밀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목표설정 및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기획하고 조직화하는 일이나 원인 결과를 분석하고 진단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분야, 우선순위를 정하고 주요 결정을 하는 분야,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분석적 사고가 필요한 분야 등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면 매우 적합하다. 대표적인 직업으로는 판사,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이 있다. 
 
다음으로 우측 전뇌가 발달된 인간은 사고가 매우 기발하고 창의적이어서 반복이나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많은 아이디어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한 분야, 기존 방식을 합성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분야, 기존의 틀을 깨고 획기적인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내는 분야 등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면 좋다. 예를 들면 작가, 건축가, 프로그래머 등 창의성을 요구하는 직업으로서 스티븐 잡스, 스티븐 스필버그와 유사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좌측 기저뇌가 발달된 인간은 변화를 싫어하고 정리정돈을 잘하며 순차적이고 일상적인 과제를 잘 수행한다. 적합한 직업 분야는 명확한 업무지침에 따라서 하는 일,  정확하고 절차적인 일정표에 따라서 하는 일 등으로 공무원, 경리, 은행원, 종업원 등과 같이 반복적이고 정해진 절차대로 하는 일을 선호한다. 
 
끝으로 우측 기저뇌가 발달된 인간은 타인의 감정이나 마음을 잘 읽는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배려와 희생심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을 아주 편하게 해주고 사람들을 화합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이와 관련된 직업 분야는 학생, 성인, 노인 등 가르치고 보살피는 분야, 긍정적 인간관계를 촉진시키는 분야 등으로 종교가, 예술가, 상담가, 교사, 철학자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두뇌 특성을 고려한 개별 맞춤형 진로교육 방안을 살펴보았는데, 오늘날 직업은 옛날과 같이 평생 직업이 아니고 인간이 생활화면서 여러 번 바뀔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직업을 겸직할 수 있는 다변화 사회이다. 따라서 현재 학생들이 대학교까지 졸업한 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시기 즉, 2030년대에 새로 생길 직업이나 소멸될 직업 등 미래사회의 다양한 변화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진로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교육개발원(KEDI) 연구위원, 교육부 연구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이자 국제뇌교육협회 지구시민교육연구회 자문위원이다. 주요 저서는 '뇌기반 자기주도적 학습의 이론과 실제(교육과학사 2016)', '학교폭력예방교육지침서-또래중조 갈등해결의 이론과 실제(명성출판사 2014)',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수업 설계전략(교육과학사 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