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당초등학교 학생들이 스승의 날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학생들이 만든 선물(사진=홍익교원연합 제공)
 
올해 스승의 날 선물값을 얼마로 해야 하느냐는 학부모의 고민글이 인터넷에서 많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밝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에 따르면 선물은 5만 원이 넘으면 뇌물이 된다.
 
학부모 마음은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절반 이상이 선물비용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교사 또한 선물을 받으면 감사함보다 부끄러움이 앞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선생님이 오히려 제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색 이벤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97년에 설립한 홍익교원연합(회장 고병진)이 매년 스승의 날에 실시하는 ‘영혼의 선물’ 행사가 그것이다. 올해는 13일 금요일에 행사가 치러졌다고 밝혔다.
 
이양희 교사(경기 도당초등학교)는 “지우개연필을 선물했다. 나쁜 기억과 습관은 지우고 좋은 습관은 세우라는 뜻이라고 알려주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점심시간에 나무블록으로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만든 것. “선생님 잠깐만 와보세요”라고 한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이 교사는 “헤어질 때 아이들을 한 명씩 안아주었다. 행복한 날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김진희 교사(서울 신상계초등학교)는 색깔볼펜을 준비했다. 김 교사는 “여러 가지 색깔의 볼펜처럼 우리 앞에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펼쳐진다. 하나만 고집하지 말고 인생을 다양하게 경험하라고 편지에 썼다”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스승의 은혜’를 부르면서 화답했다.
 
고병진 회장은 “스승의 날은 아이들에게 참다운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많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는 날이다”라며 “‘영혼의 선물주기’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마음으로 통하고 감동을 나누는 교육문화를 통해 대한민국에 참다운 스승의 날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영혼의 선물주기’ Tip
 
제자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줄 교사는 스승의 날이 되기 며칠 전에 미리 선물을 사고,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떠올리며 포장을 한다. 선물은 칼, 지우개, 연필, 노트, 손거울 등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한 학급 인원수대로 사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작고 소박한 것으로 한다. 선물에는 학생들이 자기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쓸 수 있는 교육적인 편지를 함께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