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 헬스장에는 사람들이 러닝머신 위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운동하는 이유는 다이어트에 있을 것입니다. 작년과 달라진 몸매를 가지고 싶은 것이죠. 근육남과 늘씬녀 포스터가 사람들의 의욕을 부채질합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는 땀방울만큼이나 운동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눈빛이 놀랍습니다. 이들의 바람처럼 원하는 살빼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얼마나 지속하느냐가 관건이겠지요. 3월만 지나도 헬스장에 출석하는 회원들이 줄어드니깐 요. 꼭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한 번 먹은 마음을 오랫동안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루 30분씩 운동하자는 취지로 ‘스포츠7730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 30분이라는 ‘최저의 목표’를 제안했을까요? 한 달을 4주로 계산하면 겨우 6시간 운동하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잘 알 수가 있습니다. 

5천 63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4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율은 31.5%로 집계됐습니다. 이렇게 비만의 유병율이 높지만 비만인 사람 3명 중 1명은 체중을 줄일 시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생활은 어떨까요? 하루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7.5시간(남성 7.7시간, 여성 7.4시간)에 달합니다. 잠자는 시간(6.8시간)보다 많습니다. 더구나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을 뜻하는 '걷기 실천율'은 41.3%에 그쳤습니다. 

주말에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이 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산에서 내려오면 막걸리와 안주를 먹습니다. 칼로리는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운동의지보다 식욕조절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3년 전에 <1일 1식>이라는 책이 한창 유행할 때입니다. 5년 동안 소식(小食)한 명상 트레이너를 인터뷰했습니다. 하루 1시간 운동을 하는 것보다 나머지 23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체중조절의 관건이라고 하더군요. 

강릉원주대의 이원종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조언합니다. 이 교수는 2가지 연구를 제시합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에버리트 박사는 “우리가 먹는 식사량보다 20%만 적게 먹어도 체중을 20% 정도 줄일 수 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오래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미국 하버드의대의 맨손 박사는 “1주일에 5시간 이상 걸으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합니다.(글로벌이코노믹 2015년 12월 24일자)

최근에 운동화를 새로 바꿨습니다. 서울 군자동에 한 러닝전문매장 사장이 신발을 보더니 수명이 다 됐다고 하더군요. 사람의 몸무게와 신발관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800km∼1,000km를 뛰면 신발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주말마다 달리기하거나 마라톤에 참가한 적은 없습니다. 매일 출퇴근하면서 만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피했습니다. 계단을 이용하고 걸어서 퇴근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서 다른 습관 만들기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계획을 세웠고 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한 가지라도 ‘성공경험’이 필요합니다. 실패가 많으면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체중을 줄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계획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살 좀 찌셔야겠어요”라고 제게 말하는 분의 몸을 봤습니다. 30대 중반의 여성으로 60kg 이상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말았습니다. 식사자리에서 다이어트를 주제로 논의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평가하기는 쉽습니다. 그보다 자신이 중요합니다. 간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장 위대한 여행은 지구를 열 바퀴 도는 여행이 아니라 단 한 차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이다.”  

1월은 계획을 세우는 달입니다. 다이어트, 영어공부, 자격증 취득 등등. 그러한 결심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 자신의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습관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한 분을 만나면 한 가지라도 배우게 됩니다.

 
하루는 길지만 1년은 짧다는 말이 있습니다. 올해 세운 계획이 모두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하더라도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지이고 그것에 대해 긍지를 가지면 됩니다. 결국 인생은 나의 것이기에. 매 순간 도전하는 기쁨으로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