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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즈음하여한글운동과 국학 인물열전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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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8  11:04:24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  nokto@ube.ac.kr
   
▲ 한글학자 주시경(周時經, 1876∼1914)

한글날을 맞이하여 일제시대 한글을 지켰던 분들이 생각난다. 주시경과 그에게서 직접 배웠거나 아니면 사숙한 제자들이 그들이다. 이들이 한글학자인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단군을 믿었던 대종교인들이라고 하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이들은 한글 운동을 전개했을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강연 등을 통해 단군과 국학을 소개하였던 것이다. 이들은 비록 역사학자는 아니었지만, 조선의 민중들에게 단군과 국학이 민족의 시작임을 밝히고자 노력하였다. 그중에서 주시경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시경은 1907년에 감리교에서 대종교(단군교)로 개종하였다. 
 
“선생은 종교가 예수교였는데, 이때(최익현의 추도식에 참석한 후) 탑골승방에서 돌아오다가 전덕기 목사를 보고, ‘무력침략과 종교적 정신침략은 어느 것이 더 무섭겠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때 전 목사는 ‘정신침략이 더 무섭지.’하매, 선생은 ‘그러면 선생이나 나는 벌써 정신침략을 당한 사람이니, 그냥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하였다. 전 목사는 ‘종교의 진리만 받아들일 것이지 정책을 받지 않으면 될 것이오.’하였다. 그렇지마는, 선생은 과거 사대사상이 종교침략의 결과임을 말하고, 종래의 국교(國敎)인 대종교(곧 단군교)로 개종하여, 동지를 모으려고 최린, 기타 여러 종교인과 운동을 일으켰으므로, 종교인들에게 비난과 욕을 사게 되었다.” 
 
여기서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최익현의 죽음이다. 최익현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의병을 일으켰다가 대마도로 유배되고, 거기서 단식하다가 죽었던 것이다. 그날이 1906년 12월 31일이고, 추도식은 1907년 1월 아니면 2월에 거행되었다. 그의 죽음은 주시경으로 하여금 일본의 침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하였다. 의병으로 일본을 막는 것은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주시경은 정신을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본의 침략에 맞서 전덕기 목사는 종교와 정책을 분리하여 일본의 정책 대신에 종교의 진리 즉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면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주시경은 보편적인 기독교 대신에 민족정신을 보존하는 종교 쪽으로 나아간다. 유교도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보편성을 주장하지만, 중국 사상에 기반한 것이다. 주시경이 보기에 조선은 유교의 나라였지만, 중국을 사대하는 것이어서 종교적으로는 중국이 조선을 침략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최린과 민족종교 건립에 참여한다. 이 당시 최린과 주시경이 참여한 운동은 대종교(단군교)이다. 대종교는 1909년 2월 5일(음력 1월 15일)에 나철, 오기호, 최린 등이 참여하여 중광식을 거행하였고, 1909년 11월 15일(음력 10월 3일)에 개천철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그러니까 주시경은 대종교 건립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주시경의 대종교에 대한 관심은 종교적 체험으로 이어진다. 
 
“넓고 끝이 없어 위아래 가운데 바깥이 없는 저 우주에 하나가 있어 사방에 가득하니 생멸과 시종이 없는지라. 그 사이에 무수한 물체가 있으니 다 이를 따라 이루어지고 또 모든 물체가 각각 이를 따라 명한 본성이 있는지라. 이는 모든 존재의 근원이요 모든 존재의 주인이고 천이라. 상제라 함이 이를 이름이다.” 
 
주시경은 본체론에서 가장 궁극적인 존재를 일, 본성, 천, 리라고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설명하지 않고 같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체는 하나라고 하는 사고에 기반한 것이다. 천부경과 삼일신고, 그리고 도가의 선천, 불교의 만법귀일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고는 종교적인 체험을 통한 깨달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시경에 따르면 궁극적 존재로부터 언어가 나오는 것이고, 그 언어는 민족마다 다르다. 우리 민족의 언어는 한글인 것이다. 한글의 독립성은 국가의 독립성에서 비롯된다. 
 
“구역은 독립의 기(基)요, 인종은 독립의 체(體)요, 언어는 독립의 성(性)이다. 이 성(性)이 없으면 몸이 있어도 몸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터가 있어도 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가의 성쇠도 언어의 성쇠에 달려 있고 국가의 존부(存否)도 언어의 존부에 달려 있다.” 
 
본체가 있고 그것이 말과 소리로 드러난 것이 우리민족의 언어인 한글인 것이다. 결국 주시경의 대종교에 대한 관심이 한글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단군을 믿는 대종교와 한글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주시경의 한글사랑과 대종교의 체험은 주시경 제자그룹들로 하여금 단군에 대한 연구를 한층 더 진척시켰다.
 
   
▲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조남호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법학연구단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겸 국학연구원장이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의 정신을 세우다 이황과 이이'(김영사 2014), 역서로는 '강설 황제내경1,2'(청홍 2011), 논문으로는 '주시경과 제자들의 단군에 대한 이해' , '선조의 주역과 참동계연구 그리고 동의보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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