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光復)은 2가지를 주었다. 일제로부터 해방됐다는 기쁨과 남북으로 분단됐다는 슬픔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단일국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분단되면서 광복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와 같다. 한민족의 홍익사상을 지구평화학으로 연구하는 김 교수를 통해 해법을 들어본다.

▲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평화학과 교수

- 올해는 광복되고 분단된 지 70년이다. 6.25를 앞두고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광복의 기쁨도 잠깐이었다. 단일국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남북분단으로 귀결되면서 광복의 의미가 크게 퇴색했다. 또 동족상잔의 처절한 전쟁까지 치르면서 상호 원망과 불신을 깊게 했다. 그동안 교류와 협력도 있었지만 남북의 대결과 긴장상태는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달성해 국제사회로부터 부러움과 찬사를 받고 있다. 그다음으로 이뤄야하는 국가적 과제는 평화다.”

-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15년이 흘렀다. 그러나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다.

“남북 관계에 답답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남북 간에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현재) 북한은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 중의 하나이다. 이는 북한이라는 국가 자체의 존망은 물론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북한의 최대 후원국은 중국이지만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입장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결국 북한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상대는 같은 동포인 남한이라는 점을 북한도 인식하고 또 인정하게 될 것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반드시 교류와 협력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남북 모두에게 상호 대화와 교류 협력은 차기 정권까지 미루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통일대박론’으로 상징하는 경제적인 이익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통일을 이익과 편익의 증진이나 수단으로 보는 여론이 각종 통일 관련 조사에서 대세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시대에 이와 같은 여론을 무시하고 통일을 추진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도 이러한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박론은 한동안 퇴조됐던 통일담론을 재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일단 높이 평가할만하다. 다만 이와 같은 이익차원의 통일담론을 민족사적 및 문명사적 사명의 차원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나가야 한다. 통일은 한민족 전체에 가져다줄 경제적 차원의 이익보다 더 높고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민족적 자존과 홍익인간으로 표상되는 민족혼의 부활이자 진정한 의미에서 평화의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남북이 홍익사상에 입각해 상생과 공존공영의 통일을 이룬다면 이것은 이념적으로 다른 정치체제 간의 단순한 외형적 결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민족의 통일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이념과 사상의 통합, 경제체제간의 융합, 생활 양식과 가치관의 조화와 공존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 일본과 미국의 신밀월관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주변국의 상황도 심각한 것 같다.

“통일은 한민족이 주도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다. 그런데 한·중·일의 갈등은 통일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더 근원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3국이 공유할 수 있고 미국도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평화의 사상을 정립하고 동북아에서 실현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바로 한민족의 홍익인간 정신이다. 이것을 동북아 문화의 기층에 흐르고 있는 천지인 합일의 정신을 바탕으로 보편적 평화사상을 정립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한국이 비록 군사나 경제적으로 초강대국가는 아니지만 보편적 평화사상의 정립과 실행이라는 영역에서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김광린 교수는 평화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이사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평화통일과 홍익인간사상>(고조선단군학2005), <국학과 민세 안재홍의 정치사상(선도문화2012) 등이 있다.

 

1편 -  통일과 나라사랑 교육현장(바로가기 클릭) 

2편 - 인성교육강사 통일 좌담회(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