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분단되고 전쟁을 치렀다. 이후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에서 수 십 년을 보냈다. 이산가족도 고향 땅을 가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앞으로 독일처럼 ‘통일의 그 날’은 올 것인가? 이러한 생각 또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가지기에는 쉽지 않은 고민이다. 그럼에도 필요한 것은 학교교육이 아닐까 싶다. 국학원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시민자문단에 위촉됐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국학원은 서울시교육청의 후원으로 ‘통일코리아, 반도에서 대륙으로’라는 주제로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국학원에서 부설 통일인성교육원과 함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영호 통일교육원장(이하 윤), 강영기 선화연구소장(이하 강), 정혜영 강사(이하 정), 고정숙 강사(이하 고)가 자리했다.

▲ 윤영호 서울국학원 통일인성교육원장

기자 - 요즘 청소년들은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가량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 -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안 해야 한다는 의견도 꽤 많습니다. 특히 통일비용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명박 정권 때 ‘통일세’ 논의가 나왔어요. '통일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구나'라고 생각만 했는데 아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더라고요. 통일이 필요하다는 아이들도 비용이 많이 든다면 안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요. 나의 것이 뺏긴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거죠.

정 - 강의안을 만들 때, 대학생 아들이 도와줘요. 그런데 통일 강의에 대해서는 ‘안 돼, 엄마’라고 하는거에요. ‘왜 그러니?’ 라고 물어보면 ‘돈 많이 들어’라고 하는 거예요. 그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역사에 관심 있는 아들도 이런 데, 도대체 다른 아이들은 어떨까? 라고 생각하게 되죠.

강 - 저는 오히려 남한과 북한의 인구가 하나 되면 경제가 커진다고 봅니다. 강의에서도 북한의 풍부한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력이 합쳐지면 다시 한 번 강대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윤 - 통일이 되면 북한은 도로, 항만 등 모든 것을 새롭게 건설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이죠. 그러한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정혜영 인성교육강사

기자 - 통일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 - 학년이 오를수록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자세가 바뀌어요. 초등학생들은 어른이 왔다고 인사도 하고 그런데 중학생 이상은 그렇지 않아요. 물론 교육을 안 한 것보다 나아요. 하지만 학생들이 진지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좋겠어요. 교과 시간외에 땜방하는 식으로 통일교육이 들어가서는 안 되는 거죠.

윤 - 학교에는 다용도 교실이 있습니다. 통일과 관련한 지도를 만들어놓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이 갖춰졌으면 하죠. 물론 예산지원이 필요하겠지만 통일에 대해서 학생들이 재미있게 느끼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강 - 통일교육 설문조사를 보면 전후가 확실히 달라요. 교육을 받을 학교를 어떻게 하면 더 늘릴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해요. 학교 측과 이야기가 잘되면 강당에서 한꺼번에 교육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선생님도 들으면 좋겠어요.

▲ 강영기 선화연구소장

고 -  강의의 내용을 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설문지를 읽어보면 북한과 통일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했는데 바뀌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 수업이 그러한 부정적인 정보를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것 같아요.

윤 - 통일교육지원법을 보니깐 학교교육은 모든 학생이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놓았어요. 꾸준하게 교육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기회가 모두 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일정한 조건을 가진 단체들이 학교를 맡아서 교육을 할 필요가 있어요. 교육을 받아본 학생은 확실히 다르거든요.

기자 - 강사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강 -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도 찍고 카카오톡으로 소감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거 보세요. (‘선생님을 잊지 못할 거예요. 자주 연락드릴게요!’ 와  ‘통일을 이루자! 아자아자파이팅!’ 라는 내용이 있다) 보람이 있죠. (웃음)

고 - 국학을 만나기 전에는 나와 가족을 중심으로 살았어요. ‘나라사랑’도 도덕시간에 배웠던 것이지 실제로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이제는 강의하면서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져요. 그 보람으로 공부하고 내일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고정숙 인성교육강사

윤 -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많이 배우고 깨우치는 것을 봤습니다. 강의를 해보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어리다고 봤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그동안 어른들의 기준으로만 통일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나 돌아봅니다.

정 - 저도 예전에는 우리 아이들만 교육 하는 것이 최고의 의무이고 잘 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뭔가 허전함이 있었어요. 그것이 국학을 만나면서 사라졌고요. 저도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먹고 놀자’에요. 이 사람들은 고학력이고 돈도 있고 시간도 있어요. 이들이 방과후나 자원봉사로 학교에서 교육을 한 번만 해줘도 사회가 얼마나 좋아질까? 우리가 이런 일을 하면 참 뿌듯한데,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1편 -  통일과 나라사랑 교육현장(바로가기 클릭) 

3편 - 통일전문가 인터뷰(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