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택환 대구교육대 교수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멘토

얼마 전 ‘농약 탄 국, 남편에게 수개월 먹여 살해’라는 뉴스를 보았다. 범인이 전 남편, 남편, 시어머니, 친딸에게 농약을 조금씩 먹이는 수법으로 이 중 3명은 사망케 하고, 1명은 병원에 입원시켜 보험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동물도 제 새끼를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마저 던지는데 어찌 인간이 돈을 위해 모성마저 팽개치게 되었는지 가슴 아픈 기사가 아닐 수 없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물질만능주의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전국 초·중·고교생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2013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에서 ‘10억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는 응답률이 무려 47%에 달했다. 청소년 2명 중 1명은 돈을 위해서는 감옥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와 국회는 미래 국가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공무원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은 국가의 바른 인재를 준비하는 것이다. 인성이 바탕 되지 않은 지식교육과 지식만을 추구하는 인재양성은 국가나 사회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한 사람의 정직한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인식했다. ‘선장은 마지막까지 배를 지키고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바른 인성이 구조장비나 조직체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만약 세월호 선장이 바른 인성을 갖고 있었다면 상황은 아마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인성교육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지식은 모래 위에 올려놓은 건물과 같다.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제부터는 달려져야 한다. 인성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첫째,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인식을 가르쳐야 한다. 한 사람의 끝없는 쟁취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 ‘홍익인간 이념으로 교육한다’라고 명시는 되어 있다. 하지만 서로 널리 이로움을 주는 교육이기보다는 무조건 경쟁에서 이기는 교육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익숙하다. 이러한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

둘째, 모든 학생이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에게 감동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남과의 경쟁보다는 내면의 가치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모든 학생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셋째, 정체성 교육이 중요하다. 나를 이 세상에 낳아준 부모, 조부모, 선조의 훌륭한 모습과 정신을 찾는 교육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고조선 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의 홍익정신이 역사를 통해 지금까지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학생들이 이러한 DNA를 물려받은 인재임을 자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좋은 정보를 많이 받을수록 좋은 사람이 된다.

인성교육 진흥이 우리나라를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할 열쇠이다. 과학영재, 수학영재, 예체능영재뿐만 아니라 인성영재가 필요하다. 인성영재 육성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미래 사회를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 이 원고는 2015년 전국 초등학교 교장자격연수 강의 원고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