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이 아이의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

가난한 집 아이와 부잣집 아이의 뇌 크기가 다르다는 도발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빈곤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뇌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와 의과대학에서 강의하는 킴벌리 노블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가 <네이쳐 뉴로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렸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연구는 미국 전역에 사는 3세부터 20세까지 어린이와 청소년 1,099명의 뇌 영상(자기공명영상) 이미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국의 신경과학자들이 팀을 이뤄서 자기공명영상 이미지 분석을 위해 3년을 할애했다. 관련 연구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뇌의 가장 바깥 부분인 대뇌피질의 표면을 측정했다. 이 부분은 가장 복잡한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곳으로 언어, 독서, 이해, 의사 결정, 공간적인 감각 등을 관장한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 피질은 경험이나 자극의 정도에 따라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노블 연구팀은 연구대상이 되는 아이들에게 인지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노블은 "(실험 대상자에게) 빈곤이 뇌 구조를 작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하지는 않았다"며 "대신 아이의 뇌 구조가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가족 수입의 차이가 뇌 표면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잣집 아이들의 뇌 표면은 가족 수입에 따른 변화가 크게 없었다.

▲ 가난한 집 아이의 뇌는 부잣집 아이보다 뇌가 작다?!

노블은 "인지능력을 대변하는 뇌의 크기는 얼마든지 자라날 수 있다"며 "뇌는 놀랍도록 변화무쌍하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에 따라 아주 크게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의 교육 수준과 가족 소득 수준이 어린이의 뇌 구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밝혀냈다"면서도 "하지만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뇌 구조의 차이를 일으키는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가난한 집 아이의 뇌가 더 작은 이유에 대해 두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 하나는 가난한 가정에서는 양질의 식료품, 건강관리 등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른 이론은 빈곤한 가정일수록 불안정한 환경인 경우가 많고 그것은 아이 뇌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뇌 발달을 억제한다고 본다.

노블은 두 이론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착수했다. 첫 3년 동안은 저소득층 가구 아동의 인지 발달 정도에 대해 연구한다. 이후 3년 동안은 이들 가구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그룹은 매달 333달러를 지급하고 나머지 그룹에는 20달러를 지급해서 아이들의 변화를 살펴볼 계획이다. 현재 노블은 전국에서 지원가정을 찾고 있으며 연구에는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