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참배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을 기록한 한국 독립기념관이나 중국 난징기념관을 찾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이중적인 행태가 동아시아 관계를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는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 극우를 비판함과 동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정신을 기려야 하지 않을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생활비를 아끼고 빈 병과 폐지를 주워 팔아서 모은 돈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故 황금자 할머니(1924.4.20.~2014.1.26)
 
할머니의 1주기 행사가 오는 23일부터 겸재정선기념관에서 한 달간 열린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는 “추모 기획전, 황금자 여사 장학금 수여식, 위안부 문제 1억 서명운동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 故 황금자 할머니의 특별 기획전에 출품한 김은숙 작가의 꽃가마(사진=강서구청 제공)
 
“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기념식은 23일 오후 2시 30분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열린다. 고인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황금자 여사 장학금’ 수여식이 진행된다. 할머니의 일대기를 그린 추모 동영상 상영, 위안부를 주제로 한 샌드아트 공연, 추모 연주회가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황금자 여사 장학금’ 수여자로 선발된 학생은 4명으로 2백만 원씩 총 8백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장혜연(고려대 1학년) 양은 “할머니가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저리다”라며, “할머니의 숭고한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학생 이재호(경희대 1학년) 군은 “할머니의 장학금을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영광스럽기까지 하다”며, “할머니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할머니의 기부금을 ‘황금자 여사 장학금’ 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부터 매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전달해 왔으며, 이번 장학생까지 합쳐 총 18명의 학생이 3천6백만 원의 학비를 지원받았다”라며 ‘황금자 장학기금’ 확충을 위해 한달 간 모금 부스도 함께 운영한다. ‘황금자 장학기금’은 (재)강서구장학회가 지난 7월부터 범구민 모금운동을 펼친 결과 정기 후원자가 140명에 달하는 등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의 생애 업적을 기리는 특별 기획전도 겸재정선미술관 1층 기획전실에서 한 달간 펼쳐진다. 할머니가 생전 아꼈던 유품은 물론 욕쟁이 할머니에서 기부천사 되기까지의 생애 일대기를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나의 재산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
 
▲ 故 황금자 할머니의 특별 기획전에 출품한 김서경 작가의 꽃내음(사진=강서구청 제공)
 
전시는 3부로 진행된다. 먼저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황금자 할머니의 부조상과 연보, 할머니의 일대기를 담은 사진 패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1부에는 김운성 김서경 조각가 부부의 소녀상을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승화한 여성 미술작가들의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2~3부에서는 황금자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까지의 사연, 또 돌아가신 후에도 유산 모두를 장학재단에 기부한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 등이 유품과 사진을 통해 소개된다. 
 
생전 아끼던 쌀통, 통장, ‘내가 죽고 난 뒤 재산 모두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는 내용의 유언장 등이 공개된다. 또 황 할머니 별세와 함께 치러진 강서구 구민장의 전 과정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장 한쪽 벽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대형 나비가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관람객들이 할머니를 기리는 메시지를 노란색 종이에 적어 놓음으로써 한 마리의 나비가 완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전시 개막식은 23일(금)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 도 펼칠 계획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올해는 광복 70주년의 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황 할머니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기부의 의미와 감동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2600-6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