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종가 기획전'에서 '어부가'로 유명한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 종가의 종손 이성원(李性源)과 '청백리'로 잘 알려진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종가의 종부 함금자(咸金子)를 소개한다. 

 지난 1월 '문화가 있는 날'에서 경주 최부잣집 장손에 이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수백 년 이어 온 가풍과 우리의 정신문화, 종손종부의 삶과 여성이야기 등을 들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박물관은 원래 2월 24일 폐막할 예정이었으나 종가 사람들의 삶과 나눔에 대한 관람객의 호응이 높아 오는 3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 영천이씨 농암 이현보 종가 '적선(積善)' 현판

 농암 이현보 집안은 '적선애일(積善愛日, 밖에서는 착한 일을 쌓고, 안에서는 효를 실천한다)'을 가훈으로 삼았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도리, 즉 부모를 공경하고 타인에게 덕을 베푸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집안을 이어내려온 것이다.

 박물관 측은 "어찌보면 단순하게 보이는 이 덕목이야말로 현재 이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서는 ‘적선(積善)’ 현판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 속에 담긴 종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17대 종손 이성원(李性源)이 직접 관람객들과 만나 전한다.

 오리 이원익 종가 13대 종부 함금자(咸金子)는 현재 충현박물관 관장을 지냈고 사단법인 사립박물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계의 주요 인사다. 간호학과 여대생 시절 의대 남학생이던 현 종손(이승규)를 만나 열애 끝에 결혼, 바쁜 종손을 대신해 집안의 가풍을 이어온 전형적인 종부이다.

 종부 황금자 씨는 집안을 지키는 것에서 나아가 대대로 전해져 온 집안 유물들을 소개하고자 ‘충현박물관(경기도 광명시 소재)’을 열고 관장을 역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가관련 자료뿐만 아니라 우리 옛 생활을 알 수 있는 수많은 귀중한 자료들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ㅇ 전시제목 : 종가(宗家)
ㅇ 장소 :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
ㅇ 기간 : 2013.12.4~2014.3.10
ㅇ 내용 : 종가 사람들의 나눔과 배려, 사회적 실천을 담은 역사․생활자료 및 미디어 아트 등 156건 238점
ㅇ 전시 구성
- 1부. 종가(宗家), 뿌리와 줄기를 잇는 집: 종가 정의, 지킴과 관련된 자료 소개
- 2부. 조용한 리더, 종손(宗孫)의 길: 종가 남성들의 생활, 가훈과 교육, 접빈객, 효에 단상
- 3부. 종가 안살림의 구심점, 종부(宗婦)의 길 : 혼례, 종부들의 대물림 등 종가 여성들의 이야기
- 4부. 제사(祭祀), 뿌리와 줄기의 만남 : 종가의 제사
- 에필로그: 종가(宗家)를 유지하는 힘 그리고 우리가 담아두어야 하는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