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역사와 아픔과 상처를 모두 씻어서 자손들의 운명을 열어주시기를, 새로운 한민족과 인류평화의 운명을 열어주시기를, 당신이 못다 이룬 사명을 이룰 테니 부디 천화하십시오.”

▲ 진길성 천화상조 본부장
지난 13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이용녀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만난 진길성 천화상조 본부장(56)은 마지막으로 할머니에게 어떠한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천화상조는 지난해 1월 5일 위안부 할머니의 임종 때 장례식을 무료로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나눔의 집과 협약을 체결했다.(클릭 )  진 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위안부 할머니 장례식을 돕고 있다.

이용녀 할머니는 광복절을 앞두고 별세(클릭 )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 때문에 장례식장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 정부와 정치계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다음은 진길성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돌아가신 이용녀 할머니를 뵐 때 어떠했습니까?

“새로운 역사의 별이 한 분 지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역사와 후손들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을 믿고 편히 잠드신 것 같은 기분을 받았습니다.”

▲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용녀(87) 할머니 발인제를 돕고 있는 진길성 본부장.

- 10년 이상 장례식을 치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위안부 할머니들은 다른 점이라도 있는지요?

“첫 번째 할머니를 뵐 때는 주먹을 쥐시고 마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그러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느꼈는지 내가 느꼈는지 아무튼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이용녀 할머니는 손끝 하나 발끝 하나 흐트러짐이 없이 신령스럽고 성스러웠습니다. 보통 냉동실에서 나올 때는 손이나 발이 굳어서 딱딱하고 경직되어 있는데 할머니는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 위안부 할머니의 죽음은 어떻게 보십니까?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민족의 고통과 상처이자 큰 아픔입니다. 일본이 정말로 바른 역사관을 회복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 스스로 역사를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 민족과 역사 그리고 인류 앞에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용녀(87) 할머니 발인제를 마치고 유족과 진길성 본장(오른쪽) 등이 관을 장의차에 운구하고 있다.

- 제사상 병풍 양 옆에 천부경 81자와 천상천도 천부경이 걸려있더군요.

“나눔의 집 소장(안신권)님이 내 일처럼 도와주는 것에 감사하다며 장례식장에서 상조회를 알릴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뭐라도 걸으라고 해서 하게 된 것입니다. 한민족의 선도문화와 천부경을 알릴 수 있어서 가슴 뿌듯했습니다.”

- 그렇다면 천화는 무슨 뜻입니까?

“사람은 태어났으면 하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천은 일반적인 천이 아니라 사람인변에 하늘천자로 亻天입니다. 화는 될 화化, 즉 하늘과 하나 된다는 뜻입니다. 한에서 나왔으니 다시 한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 왼쪽은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세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동상. 오른쪽은 지난 13일 나눔의 집에 진행된 고(故) 이용녀(87) 할머니 장례식 제사상이다. 병풍 양 옆으로 천부경81자와 천상천도 천부경이 걸려있다.

- 생존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57명입니다. 앞으로도 상조회에서 할머니들을 마지막까지 책임지게 됩니다. 할머니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할머니 모두 사시는 동안 부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마음 아팠던 상처와 고통을 이생에서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할머니의 아픔과 상처와 죽음이 결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한민족이 탄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끝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