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사진=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은행예금과 임차보증금 등 내가 죽고 난 뒤 재산 모두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주세요.”

지난 1월 고인이 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황금자(사진) 할머니의 생전 유언에 따라 할머니의 유산 7000여만 원이 재단법인 강서구장학회에 장학기금으로 전액 기탁됐다.

기탁식은 13일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고인의 유언 집행자 김정환씨(강서구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장)가 구청에 장학기금을 전달했다. 재단법인 강서구장학회 장학금 수여식도 함께 진행됐다.

노현송 구청장은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이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선행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됨은 물론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하는 데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장학회는 고 황금자 할머니의 뜻을 기리고 참된 기부문화 실현을 위해 황금자장학기금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고인은 1924년 함경도 출신으로 13살 때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평생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어려운 형편에도 폐지를 주워 모은 돈과 정부 보조금을 아껴 1억 원을 기부했다.

강서구는 할머니의 기금을 ‘황금자 여사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부터 12명의 학생에게 학비를 지원했다. 올해는 대학생 2명이 황금자 여사 장학금을 받게 됐다.

강서구는 지난 1월 고 황금자 할머니의 영결식을 강서구청에서 강서구민장으로 치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