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꼭꼭 숨어라 옷자락이 보인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숨바꼭질을 했던 적이 많았다. 술래는 숨은 친구들을 찾기 위해 온 동네를 샅샅이 뒤지고, 숨은 아이들은 숨을 죽이며 있다가 술래한테 들키면 잡히고, 술래보다 먼저 술래 집을 짚으면 살아나는 게임이다. 

전통놀이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숨바꼭질, 공기놀이, 고무줄 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아이들은 하루 종일 뛰어놀기에 바빴다. 우리 선조들은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전통놀이로 보내도록 했다. 우리의 엄마, 아빠들은 전통놀이를 통해 집중력과 자기 조절력, 그리고 세상과 즐겁게 어울리는 ‘인성’을 배웠다.
 
전통놀이는 승부를 겨루면서 집중력과 민첩성, 침착성 등이 길러진다. 또, 혼자보다는 여러 명이 해야 하고, 서로 약속이나 질서를 지키면서 배려, 양보, 협동 등을 배우게 된다. 놀다가 잘 못 하는 아이가 있으면 서로 가르쳐주기도 하고, 더 재미있게 놀이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전통 놀이는 아이들의 인지·정서·사회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취학 전 아이를 보육하는 어린이집에는 어디나 아이의 지능발달을 위한 전집이나 그림책, 한글 수학 영어 교구, 장난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부산에 있는 한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이나 책 대신 흙이나 돌을 만지게 하고, 많은 시간 밖에 나가 친구들과 전통놀이를 하게 한다. 전통놀이가 주된 수업 과정의 하나다. 
 
이 어린이집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추적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다른 어린이집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신체발달, 사회성, 창의성 등이 모두 훨씬 앞선 것으로 조사되었다. 오감으로 감각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놓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학습을 해나가는 속도가 빨랐다. 결국 뇌가 발달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의학자 요시마쓰 준히지는 특히 4~5세 아이들은 대뇌와 직결된 신경계가 발달하는 시기로 신체활동을 하면 대뇌가 더욱 많이 자극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활동은 대뇌를 자극하고, 대뇌는 다시 몸을 자극하고, 몸은 다시 대뇌를 자극하여 대뇌가 이중으로 자극받아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고 했다. 어릴수록 신체활동 만큼 대뇌자극에 좋은 것은 없다는 말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가르침, 전통놀이
 
전통 사회에서는 일곱 살을 기점으로 아동의 포부나 자아상과 관련된 놀이가 등장했다. 학문과 인품을 닦아가는 아동들에게 관직의 이름이 기록된 놀이를 통해 학습동기를 유발시켰다. 또한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의와 인간관계의 기술 등 사회성 발달을 촉진시키는 집단놀이가 나타났다. 
 
선조들이 주로 했던 전통놀이는 쥐불놀이, 자치기, 팽이치기, 윷놀이, 연날리기, 공기놀이 등이다. 숨바꼭질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아동 놀이도 많이 사라지고 잊혀졌다. 그러나 전통놀이에는 조상들이 그동안 쌓아온 교육의 지혜가 담겨 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특별히 아이를 붙들고 일정한 장소에 앉혀서 지식과 정보를 주입하려는 식의 교육을 하지 않았다. 삶의 모습 자체가 다른 사람을 깊이 배려하고 공감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르침이 있었다. 
 
전통육아에서 키우려는 아이는 ‘신명나는 아이’이다. 신명이 나는 아이는 혈기가 왕성하고 생기가 도는 아이다. 몸이 튼튼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영혼이 맑은 아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때, 아이의 인성도 조화롭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