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자장 잘두잔다 우리아기 잘두잔다 / 은자동아 금자동아 칠기청산 보배동아 / 은을준들 너를사나 금을준들 너를사나 / 나랏님께 충신동아 부모님께 효자동아 / 일가친척 화목동아 형제간에 우애동아 / 동네에선 인심동아 우리아기 잘도잔다"

▲ 전통육아법 속에 아이들은 엄마뿐 아니라 할머니, 친척, 자매의 손길과 사랑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며 성장했다. [이미지=체인지TV 제공]

어린 시절 할머니가 토닥토닥 두드리며 들려주시던 자장가. 할머니의 자장가를 듣다보면 어느새 울며 보채던 아이도 새근새근 잠들어버린다. 자장가를 떠올리면, 어머니 품속 같은 따스함이 전해져온다. ‘은을준들 너를사나 금을준들 너를사나라는 대목에서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손자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전통양육법에서 가장 중시했던 것은 엄마와 아이 사이의 밀접한 신체접촉이었다어머니들은 일을 할 때나 외출할 때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계속 업고 다녔다. 잠잘 때도 자녀를 품에 안아 재웠다. 아기는 포대기에 싸여 엄마의 심장 고동소리를 듣고, 엄마와 한 사람 같은 일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포대기로 아이를 업고 다니는 여성들을 보기가 어렵다. 언젠가부터 포대기 문화가 사라지고 보행기나 유모차에 아이를 싣고 다닌다. 서구의 양육법에 영향을 받아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이유로 잘 때도 아이를 다른 방에 재운다.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있게 되면, 자기 존재에 대해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다. 이러한 불안감은 아이가 컸을 때, 집중력 장애나 학교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천대학교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엄마와의 끈끈한 상호작용이 아이의 뇌 발달과 정서적인 안정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3세 이전, 아이들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의 연결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데, 아이가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면 이런 뉴런의 연결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울 때 한 번이라도 안아주는 것이 두뇌와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전통 육아법은 항상 부모가 곁에 있다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어 아이가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해주었다. 부모와 아이가 교감하는 또 다른 전통 육아법으로 단동십훈(檀童十訓)이 있다. ‘단동십훈은 단군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육아법으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도리도리 짝짜꿍', ‘곤지곤지 잼잼과 같은 육아놀이다. ‘단동십훈에는 손으로 하는 놀이가 많아 자연스럽게 아이의 뇌 발달을 활성화하고, 엄마와 아이 간에 건강한 애착감을 형성한다

또한 단동십훈에는 아이를 하늘이 주신 생명의 기운으로 여기는 철학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의 허리를 잡고 세워 좌우로 흔드는 불아불아(弗亞弗亞)’, ‘하늘처럼 맑은 아이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도리도리는 '천지 만물이 무궁무진한 도(, 하늘의 뜻)과 리(, 땅의 이치)로 생겨났듯이 너도 도리(道理)로 생겨났음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곤지곤지(坤知坤知)은 하늘, ‘는 땅을 뜻하는 말로, 하늘과 땅의 이치와 기운을 깨달아 바르고 참다운 일을 행하라는 조상들의 뜻이 담겨 있다. ( ▶ 단동십훈 기사 자세히 보기) 

우리 선조들은 '단동십훈'의 메시지와 부모의 아낌없는 존중과 사랑을 통해 사람의 도리를 알고 신의를 지키는 어른으로 자라났다. 아이들은 엄마뿐 아니라 할머니, 친척, 자매의 손길을 통해 항상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으며, 자신이 그럴만한 존재라는 평온감, 안정감을 느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믿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아진다. 현재 우리는 아이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결국 따듯한 사랑으로 아이를 품에 끼고 살았던 우리의 전통육아에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인성기획] 다음번 주제는 '전통예절 교육과 인성'이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 | 참조.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라이온북스)>  <한국의 전통육아(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