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에 대한 중요성은 아주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태교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아이를 밴 여자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하여 마음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가는 일’이라고 나와 있다. 태교는 또한, ‘태로 연결된 부모와 자녀 간의 인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태중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태교를 위한 태교음악, 태교동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태교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 태교는 '태'로 연결된 부모와 자녀 간의 인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태중교육이다.[사진=체인지TV 제공]
 
그렇다면,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어떻게 태교를 해왔을까. 
 
전통 사회에서 태교는 임신을 확인한 순간이 아니라 임신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자식을 얻고자 할 때 하늘에 치성(致誠)을 올렸다. 오로지 지극한 정성과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려야 아기를 점지해준다고 믿었다. 우리 전통 신앙에서 태아를 점지해주시는 신은 바로 삼신할머니다. 삼신할머니는 아이의 출산과 수명, 질병을 관장하는 신으로, 출산을 하면 가장 먼저 삼신할머니에게 고맙다고 미역국을 끓여 바쳤다. 
 
아이를 잉태한 산모들은 시어머니로부터 전통 태교의 하나인 칠태도(七胎道)를 배우고 익혀야 했다. ‘칠태도’에는 “나쁜 말을 듣지 말고, 나쁜 일은 보지 말며, 나쁜 생각은 품지 마라”고 세 가지를 금하고 있다. 또 아름다운 말을 듣고, 성현(聖賢)의 명구를 외우며, 시나 붓글씨를 쓰며 품위 있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권한다. 그래야 큰 인물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에서 출산까지 어미의 몸가짐이나 음식, 사고 등은 아이의 성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태교를 통해서 성품이 올바르고, 기품이 있으며, 군자다운 기질,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전통 사회에서 태교는 임신부뿐만 아니라 온 집안 식구가 함께 하는 것이었다. 모든 식구가 말과 행동을 조심했다. 성내거나 근심하면 태중의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수태 중에 어머니가 화를 내면 태아의 피가 병든다. 어머니가 두려워하면 태아의 정신이 병들고, 근심하면 기운이 병든다’라고 나와 있다. 그러므로 아름답고 바른 것을 항상 곁에 두고 보고 듣고 하여 정서적 안정을 갖도록 했다. 
 
잉태 중에는 이 같은 정성으로 아이의 성품을 신령스럽게 보존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하늘이 주신 생명의 기운이라 여기며 소중히 길렀다. 또, 서양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0세로 보지만, 우리 조상은 태어날 때부터 ‘한 살’이라고 하였다. 이는 엄마 뱃속에서 자란 열 달을 살아 있는 온전한 생명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임신부가 행하는 태교는 전통 사회나 현대나 차이가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태교는 인지력이 뛰어난 자녀를 얻으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뛰어난 천재로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에게 태교란, 올바른 인격체를 만드는 태중교육이었다. 이미 태아를 인격적인 존재로 인정하여 부부가 부모됨을 준비하는 마음자세에서부터 시작했다.  
 
조선시대 <태교신기>에 보면 “사람의 본성은 하늘에 근본하였으나 기(氣)와 질(質)은 부모에게서 받았나니, 기와 질이 한편으로 치우치면 차차로 본성을 가리어 인간다운 사람이 되지 못한다”라고 되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인성(人性)은 하늘로부터 받았다라고 여기고, 본래의 착하고 바르고 선한 성품을 잊지 않도록 강조했다. 이러한 선조들의 가르침은 아이에게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갖게 하고, 이는 곧 타인에 대한 조화로움과 덕으로 나타났다. 
 
인성교육은 학교에서부터가 아니라 태중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아이를 잉태하는 부모의 마음가짐은 그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  | 참조. <한국의 전통육아(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