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사진 작가 남종현이 갤러리스테어에서 3월 22일일부터 4월21일까지 《사랑하는 나의 형形》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 남종현 작가는 오래되어 세월의 흔적이 쌓인 오브제인 빈티지 의자와 오랫동안 꿈꾸는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어주었던 바비 인형을 피사체로 삼았다.

남종현, 엘리자베스. 이미지 갤러리스테어
남종현, 엘리자베스. 이미지 갤러리스테어

의자와 바비 인형이라는 낯선 조합이지만 작가가 그동안 해온 작업을 보면 이 조합에 공통점이 있다. 남종현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늘 간격이라는 공통점.

상업 사진 스튜디오 이후 처음 찾은 주제였던 달항아리에서부터 눈(雪)과 연꽃(蓮)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바로 비어 있는 공간이다. 누군가는 여백이라 하고 누군가는 허전함이라 하는 그 공간을 작가는 오브제와 오브제, 사진과 관객, 실물과 인화된 작품 사이의 간격으로 표현한다.

간격이 가진 밀도를 표현하기 위해 한지를 소재로 선택하여 사진을 인화하는 작가에게 간격은 시간의 두께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만든 빈티지한 오브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한지, 그 모든 것이 압축된 사진이 바로 남종현 작가의 작품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인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빈티지 의자와 바비 인형을 함께 작품으로 담아냈다. 둘 다 사람의 시간과 같이 나이 들어간 오브제이기도 하고 시간의 흔적이 새겨진 증거물들이기도 하다. 두 오브제 모두 누군가의 아늑한 몸의 휴식, 정서적인 안정의 시간을 함께한 것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종현, 실크스톤. 이미지 갤러리스테어
남종현, 실크스톤. 이미지 갤러리스테어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현재이며, 다른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한 지점에 놓여 있을 두 오브제는 그래서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결을 가지고 작품 안에서 어우러진다.

작가 남종현의 사진전 《사랑하는 나의 형形》은 ㈜제이스테어에서 운영하는 갤러리스테어(서울 성수동 왕십리길76)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화~목 낮 12시 ~ 오후 7시(월요일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