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희, 위로, 2017-2018, oil on canvas, 45.5×45.5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임춘희, 위로, 2017-2018, oil on canvas, 45.5×45.5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갤러리에스피(Gallery SP,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44가길 30 )는 3월 21일(목)부터 4월 20일(토)까지 임춘희·박종호 작가 2인전 《새와 개의 노래(Humming Bird & Dog)》를 개최한다. ‘새와 개’는 임춘희와 박종호 작가를 비유한 존재이다. 작가 이재헌이 기획한 이 전시에서는 두 중진 작가의 삶이 밀착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재헌 작가는 “작가의 특수한 회화 양식은 계획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때론 각자 처한 지리, 사회, 육체의 경험과 맞물려 발현된다. 임춘희와 박종호 작가의 붓질은 단순한 기법이 아닌, 응축된 세월의 흔적으로 드낸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주목하여 이번 전시는 두 중진 작가를 조명하고, 각자의 작업을 통해 삶과 그림의 관계를 좀더 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임춘희, 걷는 사람10 Walker10, 2021-2022, oil on canvas,  53×45.5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임춘희, 걷는 사람10 Walker10, 2021-2022, oil on canvas, 53×45.5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새'로 비유된 임춘희 작가는 그림 속에는 ‘걷는 사람’이 늘 등장한다.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넌지시 대변해 온 ‘걷는 사람’은 그림의 장면마다 이웃과 함께 걸으며, 때론 손을 붙잡고 먼 여정을 떠나거나 서로 위로하며 안아 주기도 한다.

또 그림 속의 주인공은 우거진 숲과 바람 사이를 지나며 담아두었던 감정을 홀로 표출한다. 그림 속 묵묵히 걸어가는 이는 자가면역질환을 앓아 온 작가 자신이며 동시에 전시를 방문하는 누군가의 이웃으로 다가가려는 작가의 대변자로 나타난다.

임춘희, 노래하다Sing, 2018-2022, oil on linen,  210×210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임춘희, 노래하다Sing, 2018-2022, oil on linen, 210×210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넘어 이제는 아버지가 된 박종호 작가는 전시에서 울부짖는 '개'로 표현된다. 소리가 나지 않는 울부짖음은 그의 그림을 두고 하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과 울분, 분노를 인물이나 동물의 얼굴을 통해 표현한다. 어둡거나 칙칙한 화면 속의 존재는 힘 없이 늘어져 있다. 덤덤하게 하늘을 바라본다. 관객을 향해 응시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이웃들이기도 작가 자신이기도 한 초상들이다. 이렇게 작가의 그림들은 위태로운 현실 속에서 견뎌내는 인간의 심리를 담아낸다.

박종호, Shut up!, 2013, oil on canvas, 130×97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박종호, Shut up!, 2013, oil on canvas, 130×97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기획자 이재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오랜 세월 삶의 역경을 견뎌왔던 두 작가의 그림들을 통해 삶과 창작의 연관성, 그리고 예술이 형성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를 생각하는 자리이다.”라고 말했다.

박종호, 난 꿈이 있었어, 2021, oil on canvas, 72×60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
박종호, 난 꿈이 있었어, 2021, oil on canvas, 72×60cm. 이미지 갤러리에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