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조사한 2023 국민수용도 조사결과, 지난 한해 기사나 방송, 공문서 등에 등장하는 낯선 외국 용어를 한 달에 한두 번이나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접한다는 응답자가 90% 이상이었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48% 응답자는 이들 외국 용어 때문에 내용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2023년 국립국어원 새말모임에서는 낯선 외국 용어 67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결과, 그중 가장 잘 다듬어진 말로 국민은 ‘솔로 이코노미’를 ‘1인 가구 경제’로 바꾼 것을 꼽았다. 이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경제 활동’을 뜻한다.

특히, 외국용어 중 쉬운 우리말로 다듬을 필요를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은 ‘칠링 이펙트(Chilling Effect)’이다. 이는 ‘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인해 말과 행동, 즉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2023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면 좋을 외국용어(1~10위). 자료 국립국어원.
2023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면 좋을 외국용어(1~10위). 자료 국립국어원.

본래 미국 법조계에서 소송 보복이 두려워 정당한 권리 행사조차 주저하게 만드는 현상을 일컬었다. 사례로 명예훼손으로 피소될 것을 우려해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용어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국세청 등 감독기관의 과잉성 조사로 인해 투자나 고용 의지를 상실하게 되거나 공무원이 정책을 수립할 때 인사상 불이익이나 소송을 당할지 모른다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용된다. 새말모임에서는 ‘칠링 이펙트’를 쉬운 우리말 ‘위축 효과’로 제시했다.

이 외에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면 좋을 외국용어로 ‘멀웨어’, ‘생크추어리’, ‘콜 포비아’를 많이 지적했는데 새말모임은 이를 ‘악성 프로그램’, ‘동물 보호 구역’, ‘통화 기피증’으로 다듬어 제시했다.

2023년 잘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말(1위~10위). 자료 국립국어원.
2023년 잘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말(1위~10위). 자료 국립국어원.

‘1인 가구 경제’ 외에도 잘 다듬어진 외국용어로는 ‘아트 테크’를 ‘예술품 투자’, ‘애그테크’를 ‘첨단 농업 기술’로, ‘머니무브’는 ‘자금 이동’, ‘메가 딜’은 ‘초대형 거래’, ‘메타팜’은 ‘가상 농장’, ‘콜키지 프리’는 ‘주류반입 무료’, ‘킬러 아이템’은 ‘핵심 상품’으로 다듬은 것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