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들의 유해 6위(位)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유엔기념공원 영국 묘역 사진. 사진 유엔기념공원
유엔기념공원 영국 묘역 사진. 사진 유엔기념공원

영국(2명)과 콜롬비아(4명)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11월 8일(수) 오후 5시와 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에 도착하면 국가보훈부가 주관하여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이 모시겠습니다” 라는 주제로 유해 봉환식이 각각 거행된다.

지난해 8월 생을 달리한 고 브라이언 제임스 로렌슨 참전용사(영국)는 1952년 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6·25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그는 “한국은 영국의 동맹국이기에 한국을 돕기 위해 참전을 결심했다”고 했다. 또한, 생을 달리하기 전 가족에게 “한국을 위해 싸운 것은 나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참전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고 브라이언 우드 참전용사(영국)는 임진강 인근의 주요 전투지에서 공병 임무로 전투를 지원했다. 생전에 그는 “나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해 달라. 대한민국에 안장되길 원한다”고 가족에게 말했다. 이번 고 브라이언 우드 참전용사의 유해 봉환에 함께하는 남동생 필립 우드(만 89세, Philip WOOD) 씨는 1954년부터 1955년까지 평화유지군으로 한국에서 복무한 바 있다.

콜롬비아 참전용사의 유해는 모두 4위로, 콜롬비아 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루이스 카를로스 가르시아 아르실라 콜롬비아 참전용사는 6‧25전쟁 당시 불모고지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다리를 다쳤다.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에 한국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소중한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대한민국에 안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1951년 9월,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대한민국 국민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 없이 참전을 결심한 고 호세 구스타보 파스카가사 레온 참전용사(콜롬비아)의 유해도 한국을 찾는다. 고인의 딸 모니카 파스카가사 오르티스(Monica Pascagaza Ortiz, 49) 씨는 “아버지는 자신의 마음 일부가 한국인이라고 느꼈고, 항상 6ㆍ25전쟁에 참전한 것을 자랑스러워했기에 아버지의 유해를 대한민국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어려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할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51년 10월 노매드(Nomad : 하소리-죽동-금성천)선 공격에 참전한 고 호세 세르히오 로메로 참전용사(콜롬비아)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과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으로 참전을 결정한 고 호르헤 산체스 타피아 참전용사(콜롬비아) 역시 그 유해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유엔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을 거쳐 부산 유엔기념공원(11월 10일~11일)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다. 안장식은 11월 11일(토) 12시부터 영국과 콜롬비아 대사관 주관으로 개최된다.

한편, 유엔 참전용사의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현재 11개국 총 2,320명의 참전용사가 안장되어 있다. 사후 안장은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Raymond Benard) 프랑스 참전용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9명에 대한 안장이 이뤄졌다. 이번 영국·콜롬비아 참전용사와 지난달 유해가 봉환된 고 레옹 보스케 벨기에 참전용사의 유해까지 안장(11.15.)되면 모두 26명의 유엔 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사후 영면에 들어가게 된다.

유엔기념공원은 1951년 1월, 한국전쟁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했다. 1955년 11월 대한민국 국회는 유엔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이 곳 토지를 유엔에 영구히 기증하고 묘지를 성지로 지정할 것을 결의, 같은 해 12월 15일 유엔이 이 묘지를 영구적으로 관리하기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현재는 11개국으로 구성된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있으며 2007년에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