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 2023, acrylic on wood,  76X50cm. 이미지 지유라
엄마의 봄, 2023, acrylic on wood, 76X50cm. 이미지 지유라

지유라 작가는 2012년부터 집을 주제로 나무에 집을 그린다. 2020년 코로나(COVID 19) 팬데믹 기간에는 365일 36.5도를 유지하며 전 세계가 행복하기, 건강하기를 기원하면서 365채의 집을 그렸다. 작가에게 집은 가장 편안하고 꿈을 꾸는 행복한 곳이다. 요즘 작가의 작업에 변화가 생겼다.

그 변화를 7월 6일 갤러리 아트리에에서 개막한 지유라 작가의 제12회 개인전 《반가운 소식展》에서 볼 수 있다.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22 x 27cm. 이미지 지유라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22 x 27cm. 이미지 지유라

“‘행복한 화가가 되었네... 원하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럽다.”
SNS로 쪽지가 왔다.
프로필을 보니 어릴 적 동네 친구의 이름이다. AI 영상으로 지인의 얼굴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기를 치는 시대에 옛 친구의 SNS 소식은 혹시나 하는 의심을 들게 했다. 게다가 말다툼으로 연락을 끊었던 터라 검증이 필요했다.

몇 번의 검증이 오갔다. 내 친구가 맞다. 이십 년 만의 연락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올해 큰아들이 전액 장학금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고 한다. 분재가 취미였던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하얗고 고운 어머니는 이제 할머니가 되셨다고 했다. 말다툼의 주범인 나는 그날 일을 사과했고, 친구도 별것도 아닌 것으로 길고 긴 시간 삐져있었다며 사과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사진관에 맡겨야 했고, 카세트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해 들었다. 다투고 나면 편지로 사과하고, 답장을 기다렸다. 집이 비면 집을 봐야 했다. 빈집은 우리의 놀이터였다. 느렸지만 정겨웠고, 촌스러웠지만 순수했던 시절이었다. 이십 년의 공백은 몇 번의 메시지로 풍요롭게 채워졌다.(《반가운 소식展》 작가의 말)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60x42cm. 이미지 지유라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60x42cm. 이미지 지유라

이번 전시는 사회관계망(SNS) 메시지로 날아온 옛 친구의 소식에 친구와 지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았다. 전시 작품에서 원색의 칼라와 단순한 이미지의 집은 지유라 작가의 동심의 세계를 보여준다.

꿈꾸는 집, 2022,  acrylic on wood, 10호. 이미지 지유라
꿈꾸는 집, 2022, acrylic on wood, 10호. 이미지 지유라

지유라 작가는 그동안 개인전 11회를 개최하고 90여회의 단체전을 비롯하여 외국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2020년에는 집 그림과 집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그림에세이 《돌아갈 집이 있다》를 출간했다.

지유라 작가의 개인전 《반가운 소식展》은 7월 26일까지 갤러리 아트리에(경기도 광주시 목동길 143 아트리에 본사)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22x27cm. 이미지 지유라
반가운 소식, 2023, acrylic on wood, 22x27cm. 이미지 지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