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Love, Painting on Korean Paper, 43x66.5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First Love, Painting on Korean Paper, 43x66.5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신선미 작가는 2006년 첫 개인전 《그림 속 그림이야기》展에서 한복을 입은 여인과 어릴 적 상상 속 친구이자 순수한 어린이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 ‘개미 요정’이 함께 등장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어릴 적에 요정을 보았다는 작가의 신비로운 경험은 ‘개미 요정’ 시리즈의 출발점이 되었다.

“어린 시절, 나는 잦은 병치레로 누워 지낸 시간이 많았다. 자다 깨면 밤이고, 또 자다 깨면 아침인 몽롱한 상황 속에서 나는 작디작은 요정들을 보았다. 잠시 놀다 구석으로 사라지는 그들을 나 외엔 아무도 보지 못했다. 어른들은 내가 꿈과 현실을 혼동하여 헛소리한다며 걱정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순간의 일들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들은 늘 무리 지어 다니면서도 절대 어른들 눈에 들키지 않았다.”( 신선미 작가 ‘작업노트’ 일부)

Love Story, Painting on Korean Paper, 55x45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Love Story, Painting on Korean Paper, 55x45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이후 개최한 개인전 2007년 《개미요정이야기》展, 2008년 《개미요정 3번째 이야기》 2010년 《개미요정의 유희》, 2013년 《개미요정 다시 만나다》, 2016년 《한밤중 개미요정》, 2020년 《개미요정의 선물》이르기까지 10년 남게 ‘개미요정’ 작업을 해 왔다.

이 같은 작업에서 한 올, 한 올 빗어 올린 머릿결과 속눈썹, 한복과 장신구 등을 섬세하게 표현한 묘사는 전통 장지 채색 기법 특유의 담백한 색채와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전통 한국화의 미를 현대적으로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전통 채색화의 기법을 구사하면서도 현대 여성의 일상을 주제로 다루는 작가는 한복을 입은 단아한 여인과 아이, 고양이, 그리고 꿈과 현실을 분주히 오가는 개미 요정들의 유희를 세련된 색감으로 정교하게 묘사하면서, 화폭 안에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Hanbok Story 9, Painting on Korean Paper, 33x64cm(Framed), 2022.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Hanbok Story 9, Painting on Korean Paper, 33x64cm(Framed), 2022.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이번에는 ‘개미요정'의 새로운 주제로 한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연다. ‘더 트리니티 갤러리(대표 박소정)’는 3월 15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국화가 신선미의 《사랑가 : Story for All》展을 개최한다.

작가가 그동안 한복 입은 여인을 통해 주로 다뤄온 내용이 모성애였다면, 이번 2023년 신작 <Love Story>, <First Love>, <Hanbok Story> 등은 남녀 간의 풋풋한 사랑이 주제이다. 첫사랑 앞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남발했던 기억, 한껏 곱게 차려입고 나가다 덜컥 넘어진 기억, 두근거리고 애틋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아! 그땐 그랬었지, 그런 느낌이랄까?

덕혜, Painting on Korean Paper, 88x79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덕혜, Painting on Korean Paper, 88x79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티갤러리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과 남녀 간의 사랑 외에도 타국에서 부모님을 그리워하다 정신을 놓아버린 덕혜옹주의 삶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작품 한 점이 있다. 그림 속에서만큼은 시간을 거슬러 아버지 고종 황제를 힘껏 끌어안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역사 속 인물의 사랑 이야기이다.

Hanbok Story 6, Painting on Korean Paper, 46x27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Hanbok Story 6, Painting on Korean Paper, 46x27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오랜 시간을 그림 속 주인공과 함께해 온 ‘개미요정’은 어린 날 꿈처럼 만나 잊혀지기도 하고 다시 나타나 많은 것들을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가족 간의 사랑을 응원해주던 이들이 이성 간의 사랑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해줄까? 설렘, 애틋함, 그리움... 이러한 복잡 미묘한 감정들까지도 응원하는 개미요정 시리즈의 새로운 주제는 ‘Love story’이다.”( 신선미 '작가노트' 일부)

Hanbok Story 6, Painting on Korean Paper, 46x27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Hanbok Story 6, Painting on Korean Paper, 46x27cm(Framed), 2023.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신선미 작가는 울산대학교 동양화과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이후 한일 교류전(2007), 한국 국제 아트 페어(2008), 뉴욕 스코프 아트 페어(2009)에 참여하며 국내외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06년부터 다수의 전시를 통해 작품 ‘개미 요정’ 시리즈를 발표했다.

다시 만나다 11, Painting on Korean Paper, 81x130cm(Framed), 2016.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다시 만나다 11, Painting on Korean Paper, 81x130cm(Framed), 2016. 사진 더트리니갤러리

더 트리니티 갤러리 정주연 큐레이터는 “신선미 작가의 모두를 위한 사랑 이야기 <사랑가 : Story for All>展으로 스며든 봄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5, Painting on Korean Paper, 46x110cm(Framed), 2019. 사진 트리니티갤러리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5, Painting on Korean Paper, 46x110cm(Framed), 2019. 사진 트리니티갤러리

신선미의 《사랑가 : Story for All》展은 더 트리니티 갤러리(서울시 용산구 장문로 36)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