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성장기 아이의 변화는 부모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죠.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의 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아이의 몸과 마음, 뇌의 건강한 변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래 책상에 앉아 있지만 성적이 좋아지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 

예비 고등학생인 진아(가명)는 오랫동안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지만 성적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아지는 기미가 없어 더욱 고민이 큽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실천력이 부족하여 학습 목표를 세우고 지키지 못하고 다시 세우고 지키지 못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아이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져서 자신에 대한 불신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진아는 책상 앞에 계속 있지만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성적은 나아지지 않아 고민이 많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진아는 책상 앞에 계속 있지만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성적은 나아지지 않아 고민이 많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진아 어머니는 아이가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답답한 마음에 브레인 컨설팅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보니 자꾸 딴짓을 해요. 길을 모르는 것 같은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매일 하루를 견뎌낸다고 표현하는 진아를 처음 만났을 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자주 옮기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긴장된 채 상담에 응했고, 예의있게 행동하고 말하지만 제 감정을 속으로 참는 아이였습니다.

주변에서도 착하고 바른 아이라는 칭찬을 많이 받았을 텐데 진아는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진아에게는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오빠가 있는데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어려서부터 오빠를 돌보아왔습니다. 또한, 초등 5학년 때부터는 오빠뿐 아니라 치매가 있는 할머니의 식사를 챙기는 등 아이가 감내하기에는 무거웠을 책임감을 지고 있던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있고 아픈 가족들이 둘이나 있으면서 남은 가족들의 고충이 컸을 것입니다.

아픈 가족을 돌보며 일찍 철들어

일찍 철이 들어 투정 없이 자랐을 진아는 감정적으로 절정에 다다르는 사춘기에 표출하지 못하고 억눌렀던 걱정과 불안함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뇌 속에 많아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잡념으로 빠져드는 것도 뇌 회로가 형성이 되면서 습관이 됩니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게 되면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딴생각을 하고 있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겉으로 말썽을 부리지 않고 조용하게 있는 경우가 많아 부모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러는 사이 아이는 내적 산만함이 커지게 됩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실행력이 떨어지고 경험을 통한 행복감, 자기효능감을 키울 기회도 적습니다.

브레인 컨설팅 뇌파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브레인 컨설팅 뇌파검사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브레인 컨설팅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브레인 컨설팅 결과지. 사진 BR뇌교육 제공.

스마트브레인 검사를 통해 진아의 두뇌활용 능력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이 검사는 인지패턴, 문제해결 성향, 집중력 패턴, 두뇌 스트레스 등 6가지 능력과 패턴으로 상담자의 고차인지기능의 수준을 판단하는 검사입니다. 진아의 두뇌활용능력 검사결과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인지 패턴’으로, 정보를 순간 인지하는 뇌의 반응성과 순간 기억력, 정보처리 속도가 약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두뇌발달 특징을 살펴보자면, 사춘기 시기는 시냅스의 급격한 성장과 경이로운 가지치기가 이루어지는 때입니다. 고차원적 사고가 가능하기에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차원이 높은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보다 더욱 감정적이고 스트레스, 보상에 민감해지는 호르몬의 노예가 되기 쉬워 성숙하지 못한 감정처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감정조절, 감정처리, 자기 이해, 미래예측 등을 하는 전두엽 자극 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어떤 자극을 받고 어떤 가치를 키워 주느냐에 따라 정보처리 속도와 뇌 속 정보의 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사춘기 급격한 뇌 속 변화, 그러나 감정표현 서툴고 의욕만큼 따르지 못한 실행력으로 자기신뢰를 잃어

진아의 뇌 발달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인지. 즉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행복한가? 왜 화가 나는가?’등 나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고, 긍정적 자아관, 삶에 대한 안정감과 기대감이 충분히 채워지지 못했습니다.

불안감이 올라올 때 ‘나는 잘할 수 있어’ ‘나를 믿어’라는 긍정적 정보로 전환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감정 소모에 더 많이 에너지를 쓰다 보니 진짜 해야 하는 것에 소홀해진 경험이 많습니다. 이런 불안감이 진아가 집중하고자 할 때 방해요소가 되었던 것입니다.

접시돌리기 뇌체조. 사진 BR뇌교육 제공.
접시돌리기 뇌체조. 사진 BR뇌교육 제공.

진아를 위한 첫 번 째 솔루션은 브레인 체조였습니다. 다양한 자세로 몸을 움직이면서 신체, 정서, 인지까지 전체 신경망의 균형을 바로잡는 두뇌자극 훈련입니다. 특히 동작과 호흡, 그리고 의식을 통합시켜 전전두엽의 뇌 신경망을 더 긴밀하게 연결합니다.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다양한 동작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체력을 향상시켜 학습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손바닥 위에 작은 물건을 올리고 무한대 모양의 회로를 그리며 손목부터 팔, 어깨, 허리, 무릎까지 돌리는 접시 돌리기 운동을 합니다.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의식하며 몸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호흡이 안정되고 몸의 감각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의 몸을 인지하면서 조절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의 집중력이 커지고 감각이 활성화되면서 인지력도 함께 좋아집니다.

편안한 정서를 만들기 위한 뇌파조절 훈련 '명상'. 사진 BR뇌교육 제공.
편안한 정서를 만들기 위한 뇌파조절 훈련 '명상'. 사진 BR뇌교육 제공.

두 번 째 솔루션으로는 자신을 신뢰하는 편안한 정서를 만들기 위한 뇌파조절훈련으로, 여러 가지 명상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진아의 생각이 며칠 전 혹은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가서 후회라는 감정을 끌어오거나 며칠 뒤 보게 될 시험을 생각하며 걱정과 불안감을 가져오는 습관의 고리를 끊는 것입니다.

솔루션 통해 자신을 정확하게 와칭하고 문제를 인식하는 메타인지 능력 키워

나의 호흡, 나의 몸에 집중하는 명상은 뇌 활동을 ‘현재, 여기’에 집중하게 하는 뇌 훈련으로 학생으로서 지금 해야 할 생각과 행동에 집중하도록 뇌를 강화시킵니다. 학습과 운동, 친구 관계등 지금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 능동적 대처가 가능한 뇌 신경망을 연결해줍니다. 더불어 뇌파안정을 통한 정서적 안정감은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아이가 좀 더 긍정적이고 안정적이 되도록 도와줍니다.

글을 읽고 구조화하는 연습을 통해 전체 구성과 핵심을 파악하는 주파수 정보 처리 훈련. 사진 BR뇌교육 제공.
글을 읽고 구조화하는 연습을 통해 전체 구성과 핵심을 파악하는 주파수 정보 처리 훈련. 사진 BR뇌교육 제공.

세 번 째로는 뇌 특성에 기반한 학습훈련을 하였습니다. 뇌 속에 크고 선명한 브레인 스크린을 만들어 사진을 찍듯 모든 정보를 이미지로 입력해서 저장하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할 때 정확하게 입력이 되는지를 훈련하며 진아가 학습할 때 생기는 오류, 즉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글을 읽고 구조화하는 연습을 통해 지문의 전체구성과 핵심을 파악하는 주파수 정보 처리훈련을 하였는데, 짧은 지문부터 연습하며 점차 글에 대한 이해와 핵심 파악력을 키워나갔습니다. 이 수업을 하며 진아는 공부할 때 본인이 딴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지 않고 대충 공부하고 끝내던 공부 습관이 문제였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정확하게 아는 것이 무엇이고,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메타인지 학습을 시작한 것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진아 어머니는 6개월 만에 다시 행동체크리스트를 기록해 보았는데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감, 우울감이 많이 사라졌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진 것으로 점검하였습니다. “집중을 잘하고 딴짓이 적어지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며,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공부해 나가는 모습에서 큰 변화를 느낀다”고 합니다.

매일 하루 한 시간씩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며 건강한 신체를 만들고,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일정을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에 “내 딸이지만 놀랍다”라고 했습니다.

뇌교육 원리에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른은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현재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양육자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성을 꺼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얼마나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4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