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성장기 아이의 변화는 부모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죠.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가의 브레인컨설팅을 통해 아이의 몸과 마음, 뇌의 건강한 변화 이야기를 전합니다.

엄마가 보는 우리 아이…눈치 많이 보고 엄마에게 지나치게 의존

초등학교 3학년 민수(가명)는 매우 조심스럽고 주위 눈치를 많이 보는 소심한 아이입니다.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꽤 높았는데 또래 친구들 혹은 주변 놀 거리에 관심이 있어도 몸은 엄마 옆에 딱 붙어 있습니다.

민수 어머니 희연 씨(가명)는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불안 심리가 강해요. 학교 갔다 집에 돌아왔을 때 제가 없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요. 최근 학교에 상담을 다녀왔는데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멍한 상태가 자주 보인다고 담임선생님이 게임중독인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보일만한 상태를 저도 여러 차례 봤어요. 여러 기관을 찾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죠.”라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본 아이행동 체크리스트. 초3 민수는 자신감이 특히 부족하다고 했다. 사진 본인 제공
어머니가 본 아이행동 체크리스트. 초3 민수는 자신감이 특히 부족하다고 했다. 사진 본인 제공

희연 씨가 체크한 ‘CBC(아이행동 체크리스트)’에서 살펴보면, 민수는 내성적인 성향이라 새로운 과정이나 환경에 처하면 극도로 긴장하고,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했습니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여 무엇을 시작도 하기 전에 “안될 것 같다”,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말을 하고 조금만 어려워도 쉽게 포기한다고 합니다.

브레인컨설팅 검사결과…이완 상태에서도 긴장, 특히 자신감 부족

SBT(뇌파를 통한 두뇌활용능력 검사)로 민수의 학습과 사회성 발달에 필요한 인지능력, 두뇌스트레스, 주의집중 상태 등을 알아보고, BBB(바디 브레인 밸런스) 체력테스트를 통해 민수의 신체 능력을 알아보고, 학습 및 체력상태를 점검하였습니다.

초3 민수의 브레인컨설팅 뇌파검사 결과. 사진 본인 제공.
초3 민수의 브레인컨설팅 뇌파검사 결과. 사진 본인 제공.

뇌파검사를 진행한 결과 뇌도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해야 하는데 민수의 뇌 속에서는 쉴 때 오히려 생각과 감정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민수는 정보에 대한 반응과 순간 기억하는 능력에 비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속도가 느립니다. 뇌에서 판단된 것을 자신 있게 바로 선택하지 못하는 감정의 부하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기 신뢰성, 자신감 부족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은 자신을 믿는 감정으로, 자신감이 높은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든 대범하게 하는 편이어서 결과의 도출이 빠른 편이고 결과가 좋지 않아도 금방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감이 부족하면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과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 근본적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고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반대의 경험과 상황이 반복된다면 소심한 기질을 가진 아이는 부정적인 성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불안요소들로 인해 부정적인 자아관은 더 나아가 학습, 친구 관계 등에서 매사 판단능력이 약해지고 실패가 두려워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민수가 자신에 대한 긍정성과 자기확신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초3 민수의 SBT(뇌파를 통한 두뇌활용능력 검사)결과와 BBB(바디 브레인 밸런스) 체력테스트 결과. 사진 본인 제공
초3 민수의 SBT(뇌파를 통한 두뇌활용능력 검사)결과와 BBB(바디 브레인 밸런스) 체력테스트 결과. 사진 본인 제공

두 번째 BBB 체력테스트로 민수의 인지와 정서, 신체 발달의 기초체력상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신체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인 신체 밸런스가 낮습니다. 신체 밸런스는 단순히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고, 감정적으로 해내겠다는 의지와 세밀하게 내 몸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인지적 판단, 그것을 몸으로 구현해내는 신체 활용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신체 밸런스가 불균형한 민수는 신체와 정서, 인지의 통합적인 기능처리 능력이 약해 세밀한 운동이 어려울 수 있고 복잡한 문제해결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변화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자신감 회복을 위한 솔루션, 신체활동으로 시작해 근본 원인 탐색

뇌는 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를 담고 있는 그릇이 몸이라 한다면, 뇌 속의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체, 정서, 인지의 균형 있는 발달이 중요합니다.

건강하고 바른 신체에 긍정적인 정서가 작용하게 되고, 그다음에 뇌의 인지능력이 잘 발휘될 수 있습니다. 민수에게는 이러한 삼층 구조의 균형있는 뇌 발달이 필요해서 신체, 정서, 인지를 조화롭게 계발시키는 신체훈련인 브레인 체조를 처방했습니다. 동작과 호흡, 그리고 의식을 통합하는 신체훈련은 몸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실시간 자신의 상태에 집중하게 됩니다.

브레인체조에서 기초 동작인 단전치기, 장운동, 굴렁쇠 등의 활동은 복직근 강화와 장내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체조여서 장의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원활히 해소하고 이완된 집중과 편안한 정서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몸의 한계를 넘는 활동을 통해 여러 힘든 상황이 생겨도 자신을 믿고 용기내어 도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체험하게 되고, 지루함이나 조바심, 욕구 등을 통제하면서 동작에 집중하는 이 훈련은 자기 조절력과 인지력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수업 초기 민수는 긴장된 상태로 교실 가장자리에 있거나 친구들과 거리를 두며 겉도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얌전하면서도 급격히 분노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구의 말에 상처를 받고 눈물을 보이는 경우가 잦았는데, 그럴 때 마다 부정적인 말과 감정을 표출했습니다. “나는 운이 지지리도 없다”거나 “나를 낳은 부모가 불쌍하다”는 매우 자극적인 말은 하기도 했습니다. 체조 동작이 어려워 잘 안 되면 “이 놈의 몸뚱아리, 쓸 데가 없다”는 둥 피해의식이 가득 섞인 표현이 많았습니다.

그랬던 민수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6개월 정도 지나면서부터입니다. 불안했던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표정이 밝아지고 웃음이 많아졌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을 하나 둘씩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다툼도 있었지만, 눈물을 보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극단적으로 치닫던 감정적 표현들이 줄었습니다. 엄마에게 보이던 집착이 줄어들면서 집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뇌를 담고 있는 그릇 몸을 바꾸고, 뇌 속 정보를 처리하는 방향을 정하는 감정을 조절하는 브레인체조. 사진 본인 제공.
뇌를 담고 있는 그릇 몸을 바꾸고, 뇌 속 정보를 처리하는 방향을 정하는 감정을 조절하는 브레인체조. 사진 본인 제공.

꾸준한 부모상담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터닝포인트

민수의 변화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는 엄마와의 관계였습니다. 희연 씨는 성격 차이로 신혼 초에 남편과 관계가 좋지 않아 아이를 바라지 않던 때에 민수를 임신하게 되었고 산후우울증까지 겪게 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태아부터 유아시기 엄마의 부정적인 정서와 불안감이 그대로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엄마에 대한 분리불안과 집착으로 드러났던 것입니다.

이렇듯 솔루션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부모 상담이 이루어지면서 아이가 겪는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면 부모, 혹은 가족이 모두 컨설팅을 받게 됩니다. 민수 가족도 여러 차례 부모 상담과 부모교육을 통해 어머니가 민수에게 주었던 불안감을 알게 되었고, 뇌교육 5단계 중 감정 정화 수업을 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민수는 엄마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심으로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감정을 정화 하던 그 날을 어머니는 잊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심리 컨설팅 방식이 아닌, 자기 몸을 통해 자신감을 몸소 체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정서와 인식의 변화가 커지게 되고, 건강한 신체 발달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의 자신감이 성장했습니다.

현재 민수는 뇌교육 심화단계인 몰입수업을 하며 자신을 객관화시켜 메타인지 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런 메타인지 과정을 통해 선택하고 도전하는 연습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구나무서기에 도전 중인데 절대 못한다던 자세를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달성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주일 코스 캠프에도 도전하여 새로운 환경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큰 무대에서 너스레를 떨며 발표하는 모습에 어머니 희연 씨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듯 자신감이 커지고 긍정적인 정서가 되면서 학습능력에서도 집중과 자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수학 공부에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해나가는 모습에 어머니는 민수의 성장에 더욱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성장과 더불어 부모의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한 희연 씨는 뇌교육 교사에 도전하며 제2의 삶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효심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올해 14년 차의 아동‧청소년 두뇌 코칭 전문가. 현재 BR뇌교육 수원영통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