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Somzz’ 허가

- 2027년까지 공황장애 등 10종 맞춤형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진행 중

최근 비만 개선이나 당뇨 또는 고혈압 개선 등을 목적으로 매끼 식사와 운동 현황 등을 모바일 앱에 기록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으며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또한, 숙면과 명상을 위한 모바일 앱 개발도 활발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및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디지털치료기기’를 활용해 모바일 앱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업체 (주)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증상개선 모바일 앱 'Somzz(솜즈)'를 국내 최초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업체 (주)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증상개선 모바일 앱 'Somzz(솜즈)'를 국내 최초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15일 국내 업체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증상개선을 위한 모바일 앱 ‘Somzz(솜즈)’를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했다.

솜즈는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 행동, 인지 등 습관이나 행동 요인들에 대한 중재(교정)하기 위한 표준치료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다.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평가 △자극조절법 △수면제한법 △스면습관교육법 △인지치료법 △이완요법, 총 6단계 프로그램에 따라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및 푸시 알림 메시지 등을 6~9주간 함으로써 수면의 효율을 높인다.

해당 모바일 앱의 효과와 관련해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간 ‘Somzz’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한 결과, 사용 전후 불면증 심각도 평가척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의료기기 위원회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었다고 자문을 받았다.

다만, 해당 앱을 사용할 때 반드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수면 제한으로 인한 졸음으로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거리 트럭운전사, 버스 운전기사, 항공교통관제사, 일부 조립라인 작업자 등은 사용하면 안 된다.

또한, 수면 중 갑자기 일어나 걸어다니는 수면보행증, 자다가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깨는 야경증, 수면제 복용 후 수면관련식이장애가 있거나 간질, 낙상 위험이 높은 개인, 불안정하거나 퇴행성 질환이 있는 경우도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제한된다.

솜즈는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알코올중독, 니코틴 중독, 공황장애, 우울장애, ADHD, 섭식장애 등 다양한 질병 치료 목적의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박차

해외에서는 미국식품의약국(FDA)가 2017년 약물 중독 치료 앱을 허가한 이래 다양한 질병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가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 세계시장 규모에 관해 미국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2021년 11월 “2030년까지 약 235억 6,938만 달러(약 30조 6천5백억 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기술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약처는 신기술 혁신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불면증 개선 외에도 오는 2027년까지 약 10종의 맞춤형 디지털치료기기의 임상허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12월 불면증 개선뿐 아니라 알코올 사용장애, 니코틴 사용장애, 공황장애, 우울장애 개선을 위한 5종의 임상‧허가 관련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다. 올해는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와 거식증‧폭식증 등 섭식장애 관련 2종의 가이드 라인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8종을 추가 개발할 것을 발표했다.

식약처는 “정보통신(ICT) 강국으로서 이점을 살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신기술 혁신제품을 개발 할 수 있도록 국내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꾸고, R&D 코디, 글로벌 기준 적용 등 규제지원 다리를 단단하게 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디지털치료기기 분야는 더욱 다양하다. 식약처는 2021년 9건의 임상시험계획 중 8개 질환에 대해 승인되었다. 승인된 질환은 소아근시, 만성폐쇄성폐질환, 불면증, 뇌졸중, 니코틴 중독, 알코올 사용 장애, 정서장애, 불안장애였다.

2022년에는 17건의 임상시험계획에 대해 12개 질환에 대해 승인했다. 해당 분야는 ADHD, 만성폐쇄성폐질환, 우울증, 불면증, 어지럼증, 알코올 사용장애, 지능발달장애, 경도인지장애, 슬개대퇴통증증후군, 편측무시증후군, 시야장애, 뇌졸중이다.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 제품으로는 게임을 기반으로 ADHD 진단을 받은 소아환자의 주의력 결핍 개선,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우울장애 환자의 우울증 개선, 생활습관 변화를 유도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개선하는 제품 등이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