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바람에 흔들리는 과정을 겪으며 점차 목질화가 진행된다. 목질화된 자리는 어느새 초록빛 여린 줄기가 아닌 단단한 나무의 모습을 띤다. 식물에게는 햇빛도 물도 필요하지만 바람이 있어야만 한다. 식물은 바람에 흔들려야만 목질화 현상이 일어난다. 막 흔들리는 것 같아보여도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이 현상은 심설 분재 조경가에게 식물에 더욱 매료되게 하였고, 그로 인한 희열은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되었다.

심설 조경가는 10월 27일~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안길8 모티포름(MOTIFOROOM)에서 전시 “목질화”를 개최한다. [사진 권솔]
심설 조경가는 10월 27일~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안길8 모티포름(MOTIFOROOM)에서 전시 “목질화”를 개최한다. [사진 권솔]

심설 조경가는 10월 27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안길8 모티포름(MOTIFOROOM)에서 개최하는 전시 “목질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그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낸 것도 있어 목질화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지난해 5월부터 키워온 식물을 비롯하여 정성을 다해 가꾸어온 목본 식물을 단백하고 아름답게 소개한다. 그러나 더하기보다는 덜어내고자 했다.

“화려한 치장 대신 비우고 덜어내도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다. 어쩌면 쏟아져 나오는 것들에 대한 거부감, 싫증일 수도 있다. 토양을 닮은 두 가지 유약을 골라 분을 만들고 식품의 뿌리를 담아 이야기를 전달한다.”

거실이나 사무실 같은 느낌을 주는 전시장에 나무 화분을 바닥에 놓았거나 선반에 올려놓거나 책상 위에 놓기도 했다. 그런 나무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주변이 생기를 띤다. 심설 조경가는 “주변에 생명력이 있는 식물을 두는 것만으로도 얻어가는 게 많다”고 말했다.

심설 조경가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권솔]
심설 조경가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권솔]

 심설 조경가는 ‘서론(Seo Lon)’이라는 브랜드로 활동한다.

한때 식물이 개업선물로 연상되거나, 혹은 ‘관리하기 까탈스러운, 어려운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는데,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 식물이 주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나누고자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식물을 기르고 함께하는 모습이 삶의 한 기록으로 남는다면, 그 시작을 같이하고 싶은 마음에 서론(Seo Lon)이 되었다”고 말했다.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권솔]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권솔]

 '서론'으로 활동하며 심설 조경가는 자칫 생소할 수 있는 식물을 소개하고, 자연 속 식물을 실내로 옮겨오는 분작업 및 건물과 브랜드에 자연을 더하는 조경작업을 진행한다. 현재는 식물이 오브제 역할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다.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정유철 기자]
"목질화" 전시 모습 [사진 정유철 기자]

심설 조경가의 전시 ‘목질화’는 10월 30일까지 모티포름(MOTIFOROOM)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