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변화, 습관 바꾸기가 답이다”
“아이들의 변화, 습관 바꾸기가 답이다”
  • 김진희 교사
  • heonjukk@naver.com
  • 승인 2021.02.09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김진희 교사(서울온곡초등학교)
김진희 교사(서울 온곡초)
김진희 교사(서울 온곡초)

2월, 1년 중 가장 짧은 달이지만 교사에겐 변화와 걱정이 가장 많은 달이다. 새로운 학교로 옮기는 선생님에겐 새로운 학교환경, 새로운 동료, 새로운 아이들 등 엄청난 변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 만나게 될 우리 반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긴장되기도 하다. 만약 힘든 아이들이 많다는 학년이나 반을 맡게 되면 기대보다는 걱정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아이란 부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학급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거나 친구들과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 교사와 힘겨루기로 에너지를 쏙 빼놓는 그런 아이들이다. 예전에 나는 이런 아이들과 만나면 ‘1년만 무사히 보내자.’ 하는 마음에 감정적인 부딪힘을 줄이려고 조심조심 아이를 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문제를 최소화할지에만 집중하게 되니까 아이에게 실제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 1년을 잘 지냈다 하더라도 다른 학년, 중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곤 했다.

그런데 뇌교육을 실천하며 나를 믿는 마음이 커지고 성장의 기쁨을 느끼게 되니까 아이들과도 한 해만 무사히 관계가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성장시켜주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내가 변화되고 성장되었듯이 아이들에게도 자기 스스로 바꾸어 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또한 그를 통해 내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성장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하지만 아이들을 변화시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해서 문제가 금방 해결되지는 않았다. 힘든 아이들일수록 부정적인 습관에 단단히 사로잡혀 있어서 아무리 “넌 할 수 있다. 너의 뇌엔 선택하면 이루어지는 힘이 있다.”라고 말로 해봤자 소귀에 경 읽기나 마찬가지였다.

여러 해가 지나고 많은 시도 끝에 내린 결론은 ‘뇌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였다. 거친 말과 행동도 뇌의 습관이고, 심하게 자책하거나 무조건 주변 탓을 하는 태도도 뇌의 습관으로부터 생긴다. 이제 어떻게 하면 뇌의 습관을 바꿀까가 고민이 되었다.

이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되었던 뇌과학적 사실은 ‘우리 뇌는 동시에 여러 개의 신경회로를 작동시킬 수 없고, 잘 쓰지 않는 신경회로는 점차 삭제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뇌가 한 번에 한 가지씩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로부터 부정적인 습관을 바꾸려면 그 습관을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 습관을 강화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내가 늦잠을 자서 자꾸 지각하는 습관이 있다면 일찍 일어나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인 습관이 하나 만들어지고 그 습관이 강화되면 부정적인 습관은 점차 약해질 테고 도미노처럼 다른 많은 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터였다.

아이들이 자기 뇌에서 일어나는 이런 작용을 이해하는 것도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전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해봤자 안 돼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뇌에 대한 이야기로 설득하고 습관을 바꿀 계획과 실천을 해나갈 수 있었다.

좋은 습관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반복과 연습,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여 변화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때, 변화와 성장은 빨라진다. 그래서 좋은 습관 만들기를 위한 기록의 도구로 플래너를 만들게 되었다.

김진희 선생님이 활용하는 뇌교육 플래너. [사진=본인 제공]
김진희 선생님이 활용하는 뇌교육 플래너. [사진=본인 제공]

뇌교육 플래너를 가지고 한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로 변화된 아이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4학년 때 학교에 지각을 자주 했고, 지각 때문에 혼내는 담임교사에게 욕을 하며 대들고는 아예 등교를 안 하기도 한 적이 있는 그런 아이였다.

우리 반이 되었을 때도 처음엔 지각이 잦았다. 숙제나 준비물도 잘 챙겨오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 졸기도 했다. 그랬던 아이가 우리 반에서 함께 하는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1년 후 이 아이가 6학년이 되었을 때, 담임을 맡은 후배 교사가 와서 “00이가 수업 시간에 눈이 반짝반짝하고 질문도 열심히 하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 말이 얘가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던데요?” 하고 물었다. 그래서 그 아이가 자기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해줬더니, 자신도 이렇게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작년은 코로나19로 많은 아이들이 혼자 일어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보니 수면 관리가 안 되어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다 자고 등교 수업에 지각을 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정말 아이들 스스로 자기관리가 필요한 한 해였다. 올해도 이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예상이 되기에 이미 무너진 아이들의 생활 습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굳어져 버리면 어쩌나 더욱 걱정스럽다.

그래서 올해는 2월부터 단단히 준비를 할 계획이다. 뜻을 같이 하는 선생님들과 ‘학생의 자기관리역량 키우기’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자기관리역량은 몸의 에너지 관리, 긍정적인 마음의 습관 만들기, 꿈과 비전 세우기 등이다. 이러한 자기관리역량을 키우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하고, 뇌교육 플래너에 아이들이 계획과 실천을 기록하며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기관리가 필요한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교사인 우리 자신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진정한 멘토로 한층 성장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무척 걱정스럽던 2월이 이젠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할 프로젝트로 설레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 없습니다. 

0
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